13104 답변

>강씨....님 (간단한 질문 입니다)
>
>말 씀대로 분명히 비열한 상술입니다.
>그결과의 따른 파급효과
>예를 들면 그로인해 발생할 부작용에 대한
>강씨님 입장에서의 언급과 이를 우리가 이를 어떻
>게 소화시키는것이 현명할지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읍니다.
>
>또 제가 올린 부작용에 대한 내용을 어떻게 받아 들이시는지도
>궁금합니다.

에이, 전혀 간단한 질문이 아니시네요.

우선 우리가 소화를 시켜야 한다고 했을 때 '우리'가 누굽니까?
한컴사 직원이면 대응책이 다를 것이고, 소비자의 반응도
다를 것이고, 정부에서 기업육성을 책임진 사람의 말이 또한
다르겠지요.

또한 한국 전체로 보아서도 한 번 외국회사가 거세게 들어
온다고 해서 한국이 모든 면에서 허수아비처럼 무너진다고만
생각해서도 안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경우에서도 실리를
많이 취하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 그 순간의 최선책이 되지
않겠습니까?

한국법이 외국기업의 적대적 상행위를 효과적으로 규제할만한
법이 있었다면 이런 경우 적시에 사용할 수 있었겠지요. 법은
남에게 규제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만인이
평등하게 지키고자 존재하는 것인 까닭에 한국회사들이
무료배포, 덤핑등으로 국내시장질서를 파괴하고 있었던 것에
대해서도 과거에 법적용을 한 전례가 있었어야 적시에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그런 법이 존재하지도 않았고 법이전의 질서도 관행도
없었던 차원이라면 외국기업이 저지르는 '비열한' 상술에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 대항하기가 어려워 집니다. 현재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논의한다면 아마 이런 국내적인 전력이
문제시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전자업, 컴퓨터 산업의 종사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MS사의 공격으로 허물어질 몇몇 기업이나 상품에 관련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사실 이렇다 할 반응이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MS사에 요구를 해서 한글화하는 작업은 한국에
MS사가 세운 연구소에서 국내 기술진으로 행하도록 요구해
보는 것이 아마 할 수 있는 최상책일 것 같구요. 대신
프로그래머들은 일단 이 부문에서는 어쩔 수 없는 후퇴를 하고
다른 부문에서 세계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제품을 찾아
개발하는 것이 적절한 활로가 될 것 같습니다. MS사가 크고
강하긴 해도 모든 분야를 주도해 나가는 기업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최신 디지탈 멀티미디아 제품들에는 실시간 OS
(realtime operating system)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MS사에서 Windows CE라고 그런 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이런
제품은 특수한 제품이기때문에 한국 프로그래머들이 잘
생각하면 유사하지만 훨씬 성능이 좋은 제품도 충분히 만들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멀티미디아 컨텐트를 제작하는 경우에 있어서도 한국은
컨텐트에 소질이 있는 분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최소한
문화가 유사한 동남아, 중국, 일본등을 겨냥한 컨텐트 산업도
많이 육성할 수 있으리라고 보여집니다. 컨텐트를 개발하는 데
있어서도 많은 소프트웨어 툴이 필요하고 덩달아 하드웨어도
많이 필요합니다.

이런 대응책은 어쩌면 위기가 왔을 때 더 집중력 있게 논의되고
탐구될 것이라고 봅니다. 사실 가장 job security가 없을 때
일을 제일 열심히 하게 되는 것 아닙니까? 일본에서는 외국
기업에게 국내산업을 개방할 때 rabbit theory라는 말을 만들어
냈다고 하더군요. 외국기업을 앞서가는 토끼라고 본다면 그 놈이
제일 먼저 앞서 뛰어 가는 것 아닙니까? 그러나 머지않아
모든 토끼가 다 앞선 토끼를 따라 뛰고 그러다 보면 앞선 놈이
쉴 때 뒤에 가던 토끼가 따라잡기도 하고 뭐 그런다는 이야기죠.

본인이 열심히 하면 되지 남이 조금 앞서 나가는 걸 필요 이상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만약 MS사가 없어지질 않고
제일 잘 성장하는 회사가 된다면 어떻게 합니까? 별 수
있습니까? MS사 주식을 왕창 사는 방법외엔? 그런 걸 알려면
기술자들도 잘 해야 하지만 주식투자회사에 있는 펀드매니저들도
일을 잘해야 합니다. 펀드 매니저가 잘하려면 그가 사용하는
information system이 최고로 작동해야 합니다. 경제학자도
좋은 이론과 프로그램을 짜 주어야 합니다. ...
결국은 사회의 구성원 모두모두가 제 할 일을 잘 해 주어야
국가가 발전을 하는 것 아니겠어요?

제 생각에는 덤핑이나 무상공여나 복제하는 습관이나 업그레이드
디스카운트나 무자비한 세일이나 다 똑 같습니다. 결국은
그 돈이 기술 있는 회사로 다시 환원되어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는 개발비로 가야할 돈인데 너도나도 돈 안내고 쓰려고만 하니
MS나 다른 회사에게 먹혀도 어쩔 수 없지요. 자업자득입니다.
그런 점부터도 인식이 많이 달라져야 합니다. 모든 것이
공정한 가격대로 거래가 이루어져야 하겠지요.

아직까지는 한국사회가 선진국 대열에 들어가면서 미비했던
것이 많았는데 이제 이런 계기를 통해 여러 면에서 체제를
재정비할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고 부지런히 질서를 잡아가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