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야기 1


경고 : 가벼운 내용의 글. :)


미국 공영방송인 PBS(Public Broadcasting Service) 채널에서
기금모금 프로그램으로 Harry Belafonte의 콘서트를 보여 주고 있다.

(PBS TV나 PRI(Public Radio International)에서 기금 마련을
위해 모금을 하는 것과 그 프로그램의 질과 내용에 관해서는
또 이야기하는 기회를 따로 갖기로 하고...)

Belafonte가 Audrey Hepburn이 좋아 했었다는 'Try To Remember'를
부르니까 문득 뉴욕 생각이 난다.

뉴욕에서는 거의 인생의 반을 살았기 때문에 많은 추억이 있는데
그 중 일부는 그린위치 빌리지(Greenwich Village)라는 곳에 관한
것이다. 'Try To Remember'라는 곡은 원래 Fantastiks라는 뮤지컬에
나오는 곡이다. Fantastiks는 Tom Jones가 책과 가사를 쓰고
Harvey Schmidt가 음악을 붙여 1960년 5월 3일에 초연한 후로
세계적으로 최장기 공연 기록을 세운 뮤지컬이라고 한다.

Fantastiks가 공연되는 장소는 한국의 작은 소극장보다도 규모가
크지 않다. 무대에는 왼쪽으로 까만 upright 피아노 한 대,
그 옆으로 연극장에서는 보기 힘든 하프가 한 대 놓여 있고,
반원형으로 만든 작은 무대 - 무대라야 마루에서 별로 높지 않게
올려 만들었을 뿐인 - 가운데로 이상하게 위치되어 눈길을 끄는
검은 색칠한 천장에 맞닿은 검은 파이프가 하나 있을 뿐이다.
실내는 온통 검은 색이고 낡은 의자들의 숫자는 6-70석 정도나
될까... 하지만 배열한 방식이 무대를 반원형으로 둘러 싸고 있기
때문에 뒷 쪽에 앉는다해도 무대에서 5미터 안팎이다.

스토리라인은 매우 간단하여서 이웃인 젊은 남녀가 처음에는
서로에게 흥미를 느끼지 않다가 아버지들이 고용한 악당역인
엘 가요(El Gallo)와 인디언덕분에 사랑에 빠졌다가 나중에
그 것이 아버지들의 계획이었던 것을 깨닫고 남녀 모두
방황에 빠졌다가 결국에는 모두 집으로 돌아와 행복을 찾는다는
이야기. 그러나 노련한 배우들과 연주자들의 진행과 좋은 음악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웃고 즐길 수 있는 극이었다.

이 Fantastiks가 공연되는 곳은 그린위치 빌리지의 한 복판으로
많은 돈을 들여 여행객들, 부자들이나 혹은 접대용으로 주로 표가
나가는 브로드웨이의 쇼들과는 위치상으로나 성격상으로나
거리가 있다. 브로드웨이의 레미제라블 (Les Miserable)은 실은
Less Miserable한 사람들을 위한 연극으로 연주자도 제법 많은
수가 나오고 무대도 화려하지만 Fantastiks에서처럼 피아노와
하프가 무척이나 어우러지는 듀엣을 하며 또 틈틈이 딱따기나
탬버린등으로 박자까지 맞추어 주는 장면은 내게는 오히려
더 많은 표현을 전달해 주었다. 그래서 표는 꽤 비쌌지만
두번 씩이나 보러가게 되었었다. 그 곳은 시끌시끌한 젊은이들의
웃음소리들과 커피향, 볼 것이 많은 빌리지의 화랑등과 함께
기억 속에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