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광수 - 솔직성의 허구
저도 마광수씨의 책은 읽어 보질 못했습니다. 다른 책들도 또한
접하지 못한 책이 많습니다. 그러므로 마광수씨에 관해서는 그의
책에 대한 비평을 하기보단 그가 지향하는 (간접표현을 써야 하니까
지향한다고 하는이 맞을런지 모르겠지만) 바에 대해 한번 의견을
개진해 보고자 합니다.
저는 스와스님이 언급하신 마광수의 장점 즉, '성에 대해 솔직한 것'이
과연 장점이냐 하는 문제에 대해 말해보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두학생이 다음날 시험을 앞두고 공부를 해야하는 처지에
있습니다. 그런데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을 꼬십니다.
"야, 너 공부하기 싫지? "
"그래도 해야돼. 내일이 시험이니까."
"야, 너 사실은 싫은 거 아냐? 너 좀 솔직해 봐라."
그리고 그 학생은 '솔직'하고자 공부를 안하고 다음날 시험을
죽쑤었습니다.
이게 솔직한 겁니까? 미련한 것이지.
우리의 문제는 지엽적인 논리의 정확성, 개인의 권리 보장을 위해
다같이 공멸하는 쪽을 택하면서도 그 것을 논리적으로 막을 체계를
세우지 못했다는 것에 있습니다.
이 두가지 방향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구분을 내려 볼까요?
이를테면 전통적인 한국사회는 개인보다는 집단이 우선되는 사회
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웃이 굶으면 먹거리를 나누고 내 개인의
권리나 자유보다는 같이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이 우선됩니다. 과객이
있으면 사랑방에 들이고, 잔치가 있으면 모든 마을사람과 걸인들이
초대되고, 찌게도 침 묻은 숟가락 그냥 써서 같이 퍼먹고, 내 엄마라는
말 보다 우리 엄마가 되고, ... 즉, 모든 것이 '같이같이'라는
것입니다.
서양사회는 어떻습니까? '따로따로' 식이지요. 사회가 발달하면서
우리도 소위 그 '프라이버시'를 찾고, 핵가족이 되면서 제 부모조차
잘 모시지 않고 제 자식조차 잘 거두지 않으려는 개인주의, 이기주의가
팽배해 있습니다. 서양사회는 개인주의가 철저합니다. 개인의 권리가
중요하다는 전제로 시작된 사회의 관습은 장점 못지 않은 수많은
단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어떤 연관이 정확하게 있는 건지 깊이 생각은
못해 보았지만 신본주의를 인본주의로 밀어낸 르네상스와도 어떤
관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재의 서구사회는 그 '솔직한'
개인주의 때문에 성공도 하였고 실패도 하였다는 이야기입니다.
현대사회의 물질주의, 약물남용, 불건전한 성 행태, 미추를 구분 못하는
판단력, 결혼과 가정의 파괴, 각종 범죄, ... 이런 것들이 모두 자신의
욕구에 '솔직'하자는 그런 꾀임과 자기최면에 빠져 일어나는 것들이라는
것입니다. 여기에 더이상 걸려 넘어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는 한국사회가 발전을 하면서 이 개인주의에의 욕구와 그의
부작용을 잘 이해하고 순화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게 다 솔직하다고 장점이 아닌 것입니다. 직관적으로 거부감을
느끼게 하는 소설을 비판한다고 해서 그 자체가 전적으로 논리의
모순이다 라고도 할 수 없습니다. 그 경우에는 그 경우에 따른 당사자의
경험과 집단내의 윤리관행, 공동체를 위한 지혜등이 배경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님께서 "다 너 잘 되라고 하는겨."하는 말씀 들어
보셨습니까? 다 같은 맥락에서 나오는 말입니다. 내가 희생하고 또
네가 조금 희생하더라도 다 같이 공생하는 길을 모색해 보자 하는
뜻에서 하시는 말씀인 것입니다. 이런 경우 본인의 욕구에 충실하고자
하는 외골수 논리는 본인 뿐만 아니라 집단의 자멸을 불러올 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