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빈, 경제 전개 시나리오
스티브 마빈은 쌍용증권 이사로서 그의 분석들은 주간조선에서
검색을 하면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현재와 같은 엔화 추락이 계속되고 미국과 EU가 방어협조를
안하면 어느 선에서 일본이 유치하고 있는 외국 본드 (채권)들을
대량 매각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동남아에
뿌려놓은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내수경기를 활성화하는 몫으로
그 돈을 대지 않을까요?
그 동안은 미국이 일본이 보유한 국채를 일본이 처리한다고 언급할
때마다 민감한 반응을 보였었으나 이 번에 미국이 수지 흑자를
기록함으로써 국채보상에 대해 큰 자신감을 갖고 있음에 틀림 없을
것입니다. 80년대에 레이건 당시 Savings and Loan 금융기관들이
무분별하게 투자금융시장에 뛰어들 여건을 마련해 줌으로써
막대한 부실금융기관의 보상 (약 5000 억불 ?) 을 떠안게 됨으로써
수출입 적자와 정부예산 적자를 동시에 안고 어쩔 줄 몰랐던
미국 경제는 클린턴의 민주당 정권이 들어선 이후 7-8년간 경제가
팽창하면서 실업률이 최저치를 보이면서도 금리는 낮고
인플레이션은 나타나지는 않는 그야말로 경제적으로 천국과 같은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클린턴이 성추문에 휘말리고 민주당이
불법기부금 사건에 휘말려도 끄떡없이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80년대에 맨해턴의 랜드마크 (landmark) 인 록펠러 빌딩을 일본에게
넘겨주어야만 했던 미국이 이번 참에 일본의 줏가가 떨어지는 것을
고소하게 생각하며 어느 한계까지 방치할 생각이 있다는 것이
제 관측입니다. 일본은 그래도 그간 사두었던 외국의 국채를
팔아치움으로써 어느 정도 국내경제를 잡을 수 있으니 큰 문제는
없으리라고 볼 수 있지만 동아시아의 전반적인 수준은 많이 낙후될
것이며 특히 IMF 의 고금리 정책으로 회생의 기간을 무한계적으로
연장시키고 있는 현 싯점에서 강경식씨가 말하던 한국경제의
'fundamental' (기본) 은 거론할 가치 없는 수준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번 김대중대통령의 방미 목적은 바로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는데 모든 에너지가 집중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같이 생존하는데 걸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사소한
문제들은 미처 돌볼 겨를이 없을런지 모릅니다. 매달 60억불의
대출이자를 물어야 한다면 한컴문제 같은 것도 최대 2000만불에
13%의 시장을 내 주는 것이므로 역시 상대적으로 볼때 거론할
가치가 있는 수준이 못됩니다. (이 문제는 파급효과니 무엇이니
상세히 따질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생략하기로 합니다.)
(축구문제, 군입대 비리 문제, 교사의 촌지문제, 여성에 대한
성폭력 문제, 빡하사 문제, ... 모두 다 나름대로 중요한 문제지만
이렇게 에너지를 분산시킬 수는 없으므로 우선순위에 맞게
일을 처리하는 수 밖엔 없습니다.)
저는 김대통령이 일단 IMF로 부터 저금리 정책의 동의를 얻어
내었다는 것으로 부터 대마를 잡기위한 수순을 잘 밟고
있는 것이라 보며 아울러 미국으로부터 대북한 제재조치를 거두는
것에 대한 논의를 이끌어 낸 것만도 큰 포석을 한 것이라 봅니다.
북한과 공조체제를 엮어 남북한이 같이 살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내는데 있어 50년간 지속된 미국 및 서방의 embargo
(경제 봉쇄)는 북한과 공조하려는 어떠한 남한의 노력도
원점으로 돌려 놓을만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소비능력이
별반 없는 북한이 내수시장을 위해 외자를 들여다 생산시설을
놓을 수는 없고 수출을 지향하는 정책만이 타당한 길인데
원자재의 수입과 수출로가 경제봉쇄로 묶여 있어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올해 500억불의 수출로 2년 안에 IMF를 졸업하려는 김우중회장의
야심은 실로 대단합니다. 외국인들은 이런 김우중회장의 노력에
대해 대체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만 한국인의
시각으로는 다른 대안이 없는 한 김우중씨의 의견과 계획이
타당한 것인지도 잘 검토해보아야 하지 않겠나 생각이 됩니다.
(그 내용은 제가 잘 모르는 것이어서 건너 뜁니다.)
엔화가 떨어지면 상대적으로 원화도 절하되어야 할 것입니다.
위안화도 절하할 수 밖에 없다는 중국의 발언도 있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보면 동아시아 지역의 생산 기반은 다른 어느
지역에 비해서도 우수하다고 볼 수 있는데 문제는 같은
분야에서의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재고가 많이 쌓이고 이윤의
마진이 자꾸 추락하는데 있습니다. 이런 점은 동아시아의
정부들이 경제회의를 통해 협약을 세워 풀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EU나 나프타 (NAFTA)에 준하는 동아시아
경제구를 설치하여 지역적인 협조를 통해 우위를 도모하는
방법도 모색이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한중일 삼국이 같이 쓸 수 있는 워드프로세서를
한중일이 합작으로 만들어 내면 마이크로소프트도 당해내기
힘들 것입니다. 타국에 대한 투자가 구역내에서 간편해 지면
국가간 과도한 반도체 설비 경쟁으로 인한 메모리 칩 가격
하락도 막고 가장 생산성이 높은 곳에서 생산해 내어 팔면
좋을 것입니다. 이윤은 국적에 관계없이 투자자가 갖고 가면
됩니다. 구역내 주식시장도 활성화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