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사에 관련한 일련의 논의에 대하여

MS사가 한글 오피스를 무료 배포한다는 것은 사실 그 분야에서
다투고 있는 한국업계에 거의 치명적인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합니다. 이는 덤핑보다도 더 나쁜 상술일 수가 있습니다.
덤핑은 최소 어느정도 가격을 지불해야 구입할 수 있는 반면
무료배포는 그만큼의 threshold도 없이 홍수처럼 쓸어
버리겠다는 의도이니까요. 그냥은 경쟁이 잘 안되니까
돈을 앞세워 융단폭격을 하겠다는 이야기 아닙니까.
일단 문제의 촛점은 이런 공격적인 상술에 있는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미국에서는 한국 상품에 대해 덤핑판정도 내고 해서 수입을
규제하는데 덤핑과 무료배포는 도대체 얼마만큼의 차이가
있는 걸까요? 목적이 같은데 방법이 약간 차이가 난다는
것이 어째서 한쪽은 법의 규제를 받게 되고 한쪽은 적법한
것입니까? 한국의 법이 여기에 헛점이 있지 않은가 생각이
듭니다.

한국의 소프트웨어가 물론 워드 프로세서나 오피스 수이트
같은 것에 국한 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가장
일반 소비자의 눈에 뜨이고 수익성도 좋은 제품인 것은
사실일 것입니다. 한컴이 파는 한컴 오피스도 누군가
이미 지적하셨듯이 로터스 (IBM에 합병되어 있음) 사의
스마트 수이트라는 제품을 한글화하고 거기에 아래아 한글만
덧보태어 파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찬진 사장이
회사일에 등한했다면 자사의 수이트를 내지 못하고 결국
수입품으로 대체했다는 점에서 국민의 여망을 저버렸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경제적인 관점에서는
그래도 아무 대책도 없는 것 보다는 나은 선택이었겠지요.

한컴자체만 보더라도 수이트와 워드 프로세서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컴의 웹사이트에 가보시면 금새 아실 수 있지요.

소프트웨어는 이제는 사용범위가 너무 방대해져서 일반
소비자가 익숙한 위도우즈상의 애플리케이션에 국한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Operating Systems, device driver, banking,
insurance등의 사업용 application, weather forecasting,
mechanical simulation, computer aided design, chip design,
process automation, stock trading, satelite communication,
internet, real-time processing, embedded processing,
consumer electronics, automotive electronics, remote
monitoring and control, multimedia, office automation
equipment, data mining, ...

Need I say more?

이 중에 어떤 것은 불가피하게 외국의 것을 수입해 써야 하는
경우가 생길 것이며 어떤 것은 한국의 기술로 해결하고
외국으로 수출까지 하는 기술을 축적할 수도 있는 거지요.
그런 관점에서라면 오피스 수이트의 문제는 경제의 문제에서
라기보다는 한국의 자존심 문제로서 더 큰 파장을 만들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이벼룩님이 지적하신 문제중 장기적인 비젼을 갖고 대학생들이
프로그래밍정도는 잘 배우고 나와야 한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신 것은 매우 지당한 말씀입니다. 비단 컴퓨터 사이언스를
공부한 학생들뿐 아니고 자연대, 공대 학생들은 자신의
실험기구를 오토메이트시키고 내용을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스스로 자유자재로 짤 수 있을 정도의 자신감을 가져야
합니다. 인문계에서도 예를 들어 역사를 하더라도 역사책을
OCR을 사용하여 입력하고 단어별 빈도수를 추적한다던지
통계프로그램을 짜서 사료를 과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어야
할 겁니다. 언어학을 공부하는 사람도 마찬가지고 체육을
공부하는 사람도 인체 역학을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짤 수
있어야 하겠지요. 이런 식으로 프로그래머의 저변이 확대되고
과학적인 사고방식이 보편화 되어야 저력있는 경쟁력이
형성되지 않겠습니까? 고등학교 일학년 정도면 인터넷에
홈페이지 하나씩은 누구나 만들 줄 알아야 하겠고 국민학교
2학년 정도면 이메일 주고 받고, 웹사이트 방문하고 하는
정도는 배워 와야 될 거란 말이죠.

MS사를 이기는 것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거의 불가능
한 일로 되어 있습니다. 전세계가 마찬가지입니다. 자존심이
상하기는 하나 만약 이길 수 없는 상대라면 동지를 만드는 것도
실리적인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