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이동과 함께 SF
소설이나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우주선이 방어자장(snaisaibec)으로 무장하고 있다는 설정이다. 화려한 우주전투가
전개되는 줄거리에서 이 방어자장을 빼버린다면 우주선끼리의 전투는 너무나 싱겁게
끝나버리게 될 것이다. 성계시리즈도 예외가 아니어서 모든 전함이 방어자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기동력을 위주로 한 돌격함(gairh)의 경우, 방어자장은 상당히 약한 편이어서 반양자포를
막아내지는 못하며, 응집광포도 직격으로 맞을 경우 뚤리고 만다. 반면 순찰함(résic)의 경우, 응집광포 정도는 무난히 반탄시킬 뿐만 아니라
반양자포에도 상당한 효과를 보인다. 방어자장의 강도에 관계받지 않고 타격을 주는
무기는 전자투사포밖에 없다. 강력한 핵융합탄을 쏘아내는 전자투사포 앞에서는 어떤
방어자장도 무용지물인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전함에 장착된 무기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다.
응집광포 (bhoclanh) |
레이저포의 일종으로 상대적으로 파괴력이 약하며 주로 포신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가동포의 형식으로 만들어져 접근하는 기뢰를 파괴하는데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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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양자포 (lunygh) |
응집광포와 비슷한 광선계 무기. 물질과 반물질의 융합에너지를 한쪽으로 모아
쏘아내는 무기로써, 돌격함의 주포로 장착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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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투사포 (irgymh) |
수발의 핵융합탄(spytec)을 고속으로 쏘아낸다. 발사된
핵융합탄은 각각 무작위로 흔들려 적의 방어탄막을 피하며 선체로 돌진한다.
이름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각 탄두가 작은 수소폭탄의 위력을 갖고 있다.
방어자장을 완전히 무력화시키는 강력한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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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계시리즈에 등장하는 방어자장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광선계 무기에는 효과를
보이지만, 실제 탄두가 발사되는 전자투사포에는 무력하다. 하지만, 광선이 아닌 파편
등의 고체 물질에도 어느 정도의 방어능력은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상전에서 수류탄이나 탱크가 폭발하는 경우를 상상해 보자. 날아드는 파편을 피하는
방법은 둔덕 뒤에 몸을 숨기기만 하면 그만이다. 더우기 최초 엄청난 속도로 쏘아저
날아가던 파편도 중력과 공기저항의 영향으로 곧 파괴력이 사라진다.
하지만 진공과
무중력의 우주공간에서는 어떨까? 일단 폭발로 힘을 얻은 파편은 어디에 부딛히지 않는
한 최초의 파괴력을 그대로 유지하며 끝없이 뻗어나간다. 즉, 100Km 밖의 폭발이라
하더라도 안심할 수는 없는 일이란 말이 된다. (물론 파편에 적중될 확률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지만 말이다.) 아무리 작은 파편이라 하더라도 최초 폭발시의 속도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엄청난 파괴력을 갖고 있을 것이다. 더우기 아프틱(Apticec) 전투에서와 같은 대규모 통상우주전을 가정해보자. 사방에서
엄청난 속도로 날아드는 파편을 방어할 방법이 없다면 엄청난 출혈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광선무기의 현주소
광선계 무기의 강점이라면 빛의 속도로 목표를 타격한다는 점을 들 수 있겠지만, 그보다
실제 전투에서의 효과를 고려한다면, 거의 무제한에 가까운 공격능력을 보장한다는 점일
것이다. 전투기의 경우 탑재할 수 있는 화력이 극히 제한적이지만, 레이저포로
무장한다면 발사장치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지속적인 공격력을 보장한다.
레이저 무기는 이미 거의 실용화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미군의 경우 이미 1-2년
내에 전투기에 레이저포를 탑재할 능력을 갖고 있다. 이 외에도 눈을 멀게 하여 전투능력을 무력화하는 방법도 당장 실전배치가
가능하며, 날아오는 미사일을
격추하는데 사용될 수도 있다.
방어자장...?
레이저 무기를 방어하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반사시키는 방법, 둘째는
산란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반시시키는 방법은 거울과 같은 표면을 유지하여 레이저를
반사시키는 방법이지만, 실제 도입될 가능성은 거의 전무하다. 산란을 유도하는 방법은
전면에 유리 결정의 스모크로 막을 형성하여 레이저의 파괴력을 분산시키는 방법이지만,
이런 방법이 SF에 등장하는 우주전에 쓸 수는 없을 것이다.
광선무기가 아닌 탄두를 가진 재래식 무기를 막아내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하지만, 강한 전류로 탄두를 녹여버리는 방법은 작은 탄두에 대해서는
상당한 효과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장갑을 여러겹으로 하여 강한 전압을 걸어둔
것으로써, 탄두가 폭발하기 전에 "누전"을 유도해 녹여버리는 것이다. 이 방법은 개인용
미사일 공격화기에 효과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그야말로 탄두의 힘으로 밀고 들어오는
대형탄두, 즉 탱크나 대포의 탄두까지 막아내지는 못한다.
결론적으로 공격용 무기가 SF에 등장하는 것에 버금갈만큼 상당히 발전되어 있는 반면,
방어용 자장에 대한 연구나 성과는 매우 미흡하다. 따라서 숨거나 피할 곳도 없는
우주에서 성계시리즈에서와 같은 화려하고 긴박감 넘치는 우주전투가 가능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리고, 인류가 장차 필연적으로 경험하게 될 초기
우주전투에서는 화력의 세기보다 기동력과 순발력이 우선시되는 돌격함 류의 고속소형
전함이 주종을 이룰 것이며, 점차 방어자장에 대한 기술이 발전하면서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습격함이나 순찰함 류의 함정으로 주력이 옮겨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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