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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주 있는 논란 중의
하나가 바로 소바슈가 남자냐 아니면 여자냐 하는 것이다. 원 소설에서 소바슈가
틀림없는 남자로 묘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애니에서는 그가 여자라는 듯한 암시를 주는
장면들이 간혹 등장한다. 얼굴모습도 애매하지만, 화면이 소바슈를 훑는 방식도 그렇다.
특히 목소리는 남자라고 하기엔 너무 부드럽고 여자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두텁다.
그래서 애니만 본 사람들은 소바슈을 별 의심없이 여자라고 믿는다. 어떻게 된 것일까?
이런 궁금증은 성계의 문장과 전기 애니의 주 일러스트레이터인 아카이 타카미의
인터뷰에서 풀리게 된다. 실제로 성계 시리즈 애니팀은 소바슈를 여자로 설정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애니 작업이 진행되면서 소바슈가 남자임을 뒤늦께 발견하고 아카이 씨는
나가오카 애니 감독과의 상의 끝에 소바슈를 여성 캐릭터로 밀고 나가기로 결론내리게
되었다. 원 소설의 저자 모리오카 씨의 반대는 없었다고 한다. 아카이 씨의 인터뷰에
따르면 모리오카 씨는 소설과 애니는 서로 다른 작품이며, 애니에서의 설정은 애니팀이
알아서 할 일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아래의 그림은 아카이 씨가 구상했던
소바슈의 원안이다.
 애니팀이 소바슈를
남성으로 설정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는 바스로일에서 라피르의 리더쉽이 약하게 보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브사회에서는 성적편견같은
것은 없지만, 애니를 보는 시청자들은 이런 편견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에크류아만 해도 만만한(?) 부하가 아닌데다, 삼손도 강한 남성의 이미지를 풍기고 있다.
게다가 진트의 경우도, 그가 유약한 캐릭터이기는 하지만 개인적인 친분때문에 라피르의
지휘력에 한계가 있는 듯 보인다. 여기에 50세가 넘는 남성 캐릭터가 더해진다는 것은
라피르가 지휘하는 바스로일의 함교가 뭔가 불안하다고 시청자들이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애니팀의 판단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애니팀이 원 소설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었던 듯, 소바슈는 결국 남성적
이미지의 여성으로 설정되었다. 아카이 씨는 인터뷰에서, 의도적이지는 않았지만
"야오이적" 분위기를 풍기는 여성으로 그려졌다고 실토한다.
사실 이 소뱌슈라는 여성 캐릭터는 여타 애니에서 찾아보기 힘든 인물이다. 라피르의
경우와 같이 "아름다움과 지성을 겸비한 공주"라는 인물설정은 애니에서 너무나 흔한
것이다. 에크류아의 경우도 그렇다. 표정이나 말이 없이 항상 냉정을 유지하는 캐릭터는
많은 애니 작품들에서 조연으로 즐겨 등장한다.
 일반적으로 다른
애니에서 발견되는 소바슈에 비견할 수 있는 인물들은 지나치게 남성적(폭력적)이거나
아니면 그 반대로 지나치게 모성을 풍기는 두 가지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소바슈라는
인물은 온화하면서도 강하고, 상관인 라피르를 잘 보살피면서도 지나친 감이 없이 냉정을
유지하는 특이한 캐릭터이다. 아마도 연륜이 쌓인 남성 인물을 애니에서 여성으로
착각하여 디자인한 것이 의외로 색다른 결과를 낳은 것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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