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다. 비를 떨구던 대지위에 태양이 눈부시다.
변덕스런 날씨를 연출하는 뉴욕은 습도가 높은 도시인가보다.
끈끈한 땀으로 몸은 마를 날이 없다. 씨 스다디움과 플러싱 메도스 파크를 돌며
어머니는 모처럼 신이 나셨다.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신 어머니는 네시간을 넘게 어리광 한번
부리시지 않으시고 거뜬히 참아 주셨다.
장손인 진호는 모습을 담느라 애를 썼고 누나와 나는 체액을 수혈하느라 정성을 쏟았다.
3대가 연출한(?) 이 한낮의 정겨운 만남은 이국인들에겐 혈육의 정을 새삼 알게한
시간이었으며 공원을 홀로 찾은 외로운 노파들에겐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어머님 오늘처럼 건강하셔서 저희들이 떠나간 뒤에도 손자녀의 사랑을
듬뿍 받으시기 바랍니다.
어머니는 이제 혼자자서는 살아가실 수가 없습니다.
뜨거운 사랑의 보살핌이 있어야 한답니다. 거목처럼 자란 장손 진호며 애교가
넘쳐나는 찌야, 예쁘고 귀여운 막내 선이 , 비록 결혼을하여 떨어져 있긴 하겠지만
큰 손녀인 정이 등은 어머님의 외로움과 슬픔을 위로하며 고통을 감싸 줄 핏줄입니다.
지금같이 잘 잡수시고 보채는 일 거르시며 때때로 산책길을 즐기시면 남은 여생이
기쁘지 않겠습니까?
내일 아침 저희들은 캐나다를 거쳐 귀국길에 오릅니다. 모시고 같이 가고 싶습니다만
그리만 되겠습니까�? 참고 견디셔야지요.
머지않아 다시 아이처럼 즐거워 하실 행복한 시간을 꼭 갖겠습니다.
부디 다시 뵈올 그날까지 내내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어머님. 사랑하는 나의 어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