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똥이 올시다
         
         
         
        오래전에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걸레스님 중광이 

        쓰고  연출한 '나는 똥이 올시다'를 흥미롭게 본 적이 있다.

        스님 나이 황혼에 이르기까지 거짓없이 살아온 삶을

        온 몸으로 보여준 한편의 인생 드라마였다.

        극 후 인사차 무대에 오른 중광은 남루한 융의가 말해주 듯,

        또 다른 이름을 닮아 걸레요, 영락없는 걸인이었다.

        그러나 그가 관객을 향해 내뱉고 흘리는 말 속에서 

        위선과 거짓을 조롱하며  질타하는  금속성 경구들은,

          *정직하게 살아라.
          *정직하되 탐하지 말라.
          *나를 버려야 참으로 산다.
          *자기를 버릴때 참다운 자신을 발견한다.
          *가난하게 살지라도 결코 비굴하지 말라고.

        내 오장육부 구석구석을 파고들어 해부를 하듯 칼질을 하고 있었다.

        그때서야  똥속에 버려진  나를  난생 처음 발견하게  되었다.

        돌아보면  위선자요, 배덕자며  한낱 거짓말쟁이가 아니었던가?

        지나온 날들은 그래서 부끄러운 반생이었다.

        무릇 사람이 사람다워지기 위해서는 심저에 켜켜이 쌓인

        오물보다  추한  탐욕들을 여지없이 들춰 내야 한다.

        그리고 거짓과 위선으로 철저히 유린당한 양심을 되 찾아 나갈  때에 

        진정, 성숙한 자신을  찾으리라 믿는다.

        그 날  객석은 설 자리마져  차고 넘쳐  불편하였다.

        그러나  무대는 안방같은 친밀감을 주었고연기자와관객이 

        마음과  뜻이 하나 되여 꾸며진 탓인지 분위기는 매우 진지하고

        차분하며 화기로 넘쳐 났다.

        내  종교는 어머님, 그  어머님 젖가슴이라고 했던가

        중광은 비록 겉은 남루했으나 그가 한 말과 극을 통해 이 시대에 

        빛나는 선각자중 한 사람이요,양식있는 행동주의자며 ,

        벌거벗은 감성의 소유자임을 알  수가 있었다.

        나는 날카롭고 예리한 지성과 비길데 없이 맑은 감성을 지닌 중광을 

        남달리 사랑하게 되었다.

        똥속에 빠진 나를 찾은 그 날부터......
         


        목차 /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