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을 달려서
아엠엑스 화면을 통해 흥분과 감동의 시간을 더했다.
이 땅의 주인으로 살았던 인디언의 슬픈 역사를 말해 주듯,
콜로라도 거센 물결은 깊고 험한 구비를 더하여
눈물처럼 수천리를 내닿는다.
맑고 청명한 하늘인 데 그들은 어디서도 보이지 않았다.
보호라는 미명아래 격리된 채, 영어아닌 영어의 신세로 살아갈
그들 생각에 갈 길 바쁜 나그네의 눈 길은 연신 협곡 너머로 달려갔다.
한 낮을 달린 일행은 버림받은 땅 아리조나를 거쳐 후버댐을 찾았다.
오늘날 서부의 아리조나 ,네바다, LA, 라스베가스 등에 공급되는 전기는 ,
1936년부터 5년에 걸쳐 중국인 노예들이
일군 피땀어린 결과라고 한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컸던 후버댐은 발전 용량 135만KW로
뉴욕에서 L.A까지 2차선 도로를 포장하고도 남을 많은 시멘트가
투입되었다고 한다.
후버댐의 볼거리는 아마도댐하구의 철탑이 아니었을까?
피사의 사탑처럼 당장에 쓰러질 듯 기울기가 심했지만
반세기가 넘게 용케도 버티고 서 있었다
그 숨겨진 축조 공법은 어디서 배워 왔을까?
신이 내린 선물은 아닌 지 신비하기만 했다.
오후 늦게서야 여행의 목적지인 라스베가스에 닿았다.
나는 차창밖으로 지는 해를 바라보며 서부사람들은
왜 산과 강이며 골짜기가 어우러진 넓은 초원을 마다하고
하필이면 뜨겁고 건조한 사막 한가운데에 도박과 환락의 도시를 만들었을까? 하고
상념에 빠져들었다.
그들이 추구하는 보편적인 가치와 이상이 무엇인 지
알 수 없으나 금맥을 찾아 서부로 서부로 몰렸던 개척시대의 선조들처럼
그들은 일찍이 댐을 건설하여 수백마일 떨어진 사막에 전기와 용수를 날라
카지노 전용도시를 만들고 권태로부터 탈출하려는 현대인을 상대로
또 다른 황금을 캐고 있는 진보적인 미국인이었다.
오늘 찾은 라스베가스는, 섭씨48도(화씨116)로
한증막을 방불케 했다.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땀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가로의 열대수목들은 오로지 스프링쿨러에
의지하여 생장되고, 가릴 것 없이 퍼붓는 태양아래 산들은
벌거벗은 민둥산이었다.
밤의 열기에 취한 나는 사하라에브뉴에서 하센다 호텔까지
온통 카지노를 알리는 네온의 거리를 숨가쁘게 걸으며 샷다를 눌러댔다.
시오리 가마솥 길엔 나그네가 쉬어갈 의자 하나 없었다.
불빛따라 몰려드는 부나비처럼 쉬지 말고 카지노를 찾으라는
주문이 아니었을까?
카지노는 이 곳의 간판 산업이자 심장이다.
명성답게 세계 도처에서 날아온 꾼(?)들이 밤을 밝혀
돈과 청춘을 쏟아붓는 용광로의 구실을 톡톡이 하고 있었다.
사방을 둘러봐도 때를 알리는 초침소리 들리지 않았고
휘황한 야광아래 황금을 낚기위한 처절한(?) 싸움만이
온갓 웃음 속에서 난무하고 있었다.
라스베가스여 !찬란한 밤이여 !
780만개가 아니라 7800만개의 전구를 밝힌다 한들
다함 없는 인간의 욕망을 채워 주랴 !
무리로부터 이탈한 나는 또 다른 내일을 위하여
장승처럼 곤한 육신을 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