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한인회장단에 바란다

 
제35회 정기총회가 이춘수 토론토한인회장 시대의 개막을 알리고 끝났다.

축하와 격려속에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화합의 한마당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긴장된 분위기에서 소수의 의견은 한치도 비집고 들

틈이 없는 단단한 결의로 결집된 공간, 이것이 내가 보고 느낀 회의장의

모습이었다.

사정을 모르는 바 아니다.

치열한 선거공방전,한표차로 낙선 공포된 유승민씨의 소송제기,재검표,

8.14 임시총회,10.1 법원판결 등 수많은 사건의 매듭들이 저간의 사정을

말해주고도 남는다.

그러나 오늘은 달랐어야 했다.

비록 타율에 의한 합일이지만 제26대 토론토한인회장 취임을 통해

하나가 되는 날이 아닌가

그렇다면 두루 동포들을 불러 모으고 가능하다면 모국을 대표하는

지역공관장도 초청해서 자리를 빛낼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오늘의 행사가 기득권자들의 단순한 잔치놀음이 아니었기를 바란다.

이제 토론토 한인회는 새로운 집행부를 맞이 했다.

먼저 이춘수회장을 비롯한 신임회장단에 축하의 말을 전한다.

장도가 탄탄대로이기를 빈다.

시작은 작으나 끝은 창대하기를 바라며 하는 일들이

'태산 명동에 서일필'이 되지 않기를 아울러 부탁한다.

나아가 한인회 발전을 위하여 회원의 입장에서 몇 가지 제안을 한다.

선거후유증으로 하여 공동체로부터 이반된 동포들의 마음을 추스리고

다시 결집하기 위해서는 선거와 관련된 문제들에 대한 특단의 조처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첫째로.지금과 같은 회장의 친정 선거관리체제하에서 공정한 선거관리가

가능한가라는 점이다.

집행부와 선거관리기구가 한통속이라면 선거 결과는 불문가지다.

따라서 '선관위' 구성에 관한 독소 조항은 반드시 손질하여 독자적이고

중립적인 선거관리체제가 되도록 개정되어야 한다.

둘째.선거중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투표권과 연관된 '회비'문제가

매듭져야 한다.

토론토한인회의 위상에 걸맞게 '투표=회비'라는 옹색한 발상은 접었으면 좋겠다.

셋째.선거세칙은 말 그대로 선거를 치르기 위한 세부준칙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명문 규정이 있어야 한다.

선관위원장의 자의적 유권해석이나 독단으로 사안이 좌지우지되는

허술한 틈새가 있어서는 안된다.

넷째.사전에 교육받은 선거종사원에 의해 선거업무가 차질없이

처리되도록 하여 한점 후유증도 남기지 말아야 한다.

선거관리 미숙이 선거결과의 빌미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다섯째.한인회 정관의 한글과 영문상의 불일치한 부분은 바로잡아져야 한다.

명색이 한인회의 모법이요,헌법이 아닌가?

여섯째.회장단은 물론,이사들의 선거 관여는 투표권을 제외하곤

어떤 형태로든 금지되어야 하며, 선거는 오직 선거관리원회에 의해서만

공정하게 치러져야 한다.

일곱째.새 시대는 모든 면에서 새롭고 전문적인 두뇌집단을 요구한다.

새로운 생각을 가진 신진세력이 나타나 자리잡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그들을 지원할 체제를 갖추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자면 새 이사회 구성부터 여러분야의 전문적인 식견을 가진

젊은세대들로 대폭 물갈이가 되어야 한다.

여덟째.선거후 7개월여동안 우리는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

새 날을 맞는 시점에서 지난일에 집착함은 무모한 일이기도

하겠으나 그렇다고 모든 것을 '과거지사'로 흘려서만은 안된다.

고침의 기회로 삼고 일단 불거진 문제는 거듭되지 않도록 해법을 찾아내어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집행부의 현명한 판단과 결단을 촉구한다.

지금부터 새로운 출발이다.

앙금을 씻고 웃으며 손을 잡자.

선전한 유승민씨와 러닝 메이트에게 위로의 말과 함께 당선자에게

축하를 보내는 등 판결후 그가 보인 용기에 대해 찬사를 보낸다.

그리고 다시한번 신임 회장단에 축하를 보낸다.

끝으로 '겸허한 마음과 성실한 봉사정신'으로 맡은 바 소임을 다하여

한인사회의 발전을 이룩하는데 '한인호'의 훌륭한 견인차가 되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1999.10.22  캐나다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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