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회관 개관4주년 기념공연에 부쳐
 

11월25일 토론토한인회관에서 한인회관 개관4주년기념 축하공연이
있었다.
이 날 공연에는 일본,태국,필리핀,하와이 등 세계각국의 민속춤과
유경씨의 해금연주,김부행씨의 택견시범,홍철화 앙상불의 사물놀이가
화려하게 무대를 장식했다고 한다.
그간 회관을 개관하기위해 애쓴 서준경 전임회장단과 정성어린
성금을 보내준 동포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행사를 치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한인회는 지금도 증,개축 등 미진한 부분이 남아있어 모금중에 있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동포들의 관심이 요망된다 할 터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회원들의 잔칫날에 주빈(主賓)은 소외되고
소수의 낯선 과객들이 자리를 메워 자축했다니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도 몇 번을 망설이다가 그 알량한 자존심이 그만 발목을 잡고 말았다.
회원은, 즉 회비를 낸 사람은 미리 연락해 달라는 주문 때문에 불참했다고
고백하는 것이 옳을 터이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이는 진실이다.
아니면 단돈 5불이 아까워서 외면했다고 생각하는가?
이는 물론 아니올시다다.
이 좋은 날을 누가 이런 옹색한 발상으로 훼방을 놓았을까?

필자는 26대토론토한인회장 선거시 쟁점이 됐던 회비=투표권 부분을
상기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 때도 꼭 그래야만 되느냐는 지적이였다.
만일 1+1=2라는 공식대로였다면 한인회관은 오늘날 그 위치에
서 있지 않음이 분명하다.
수 많은 사람들이 회비를 능가하는 성금을 앞다투어 내면서도
내 일처럼 즐거워 했다.
목적이 분명한 일이기에 감동했기 때문이다.
1+1이 둘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야하는 소이(所以)가 여기에 있다.

행사를 위한 행사, 형식만을 위한 겉치레는 지양하자.
이번 일은 투표행사와는 달리 한마디로 동포들의 잔칫날이 아니던가?
개인이 집을 사도 기쁜 일인데 하물며 한인 모두의 협력으로
번듯한 둥지를 마련함은 경사중에 대경(大慶)이 아닌가?
이 날을 위한 행사라면 형식에 그치지 말고 누구에게나 개방하여
즐거운 한마당이 되도록 주머니 풀어 잔치를 베푼들 무슨 흠결(欠缺)이
되겠는가?
이 축일에, 더구나 년말을 당하여 집나간 아이도 불러들일 판에
있는 식솔마져 내쳐서야 가장이 할 일이 아니다.
다잡고 호소해도 흩어지는 이민의 따로살이가 짐짓 이런 일로
또 다른 위기를 맞을까 걱정이다.
부디 이런 일로 동포들을 섭섭하고 노엽게 하지 말았으면 한다.
한인사회가 화합하고 협력하는 길은 스스로 우러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하겠다.
그 마음을 바르게 읽고 행하는 사람만이 큰 일을 할 수 있고
모두를 하나되게 할 수 있다.

세모(歲暮)에 부드럽고 좋은 말 제쳐두고 고언만을 일삼는
부덕한 소치를 부끄럽게 생각하며
다가오는 12월 29일 '동포의 밤'에 또 다른 기대를 걸어본다.

2000.12.5 캐나다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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