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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황사의 전탑 동북쪽에 돌우물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 우물속에는 언제부터인가 용 한 마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용은 신라가 위태로울 때면
홀연히 나타나서 나라와 백성을 지켜주곤 하였습니다. 그래서 용은 신라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신라 원성왕 11년 때의
일입니다. 당나라 사신이 신라에 와서 한달 가량 머물다가 간 어느 날이었습니다. 내전에 두 여인이 와서 왕에게 황급히 아뢰었습니다.
"왕이시여! 저희들은 동지와 청지라는 못에 살고 있는 용의 아내들이옵니다." "아니, 그대들이 용의 아내라니 그게
틀림 없는 사실이렸다?" "예. 그러하옵니다. 감히 누구의 앞이라고 거짓으로 아뢰겠사옵니까." 두 여인 중 한 여인이
머리를 연신 조아리며 아뢰었습니다. "음, 내가 보기에도 그대들은 거짓으로 꾸며댈 사람 같지는 않구나. 그래, 그 다음에는 어떻게
되었는지 어서 빨리 말해 보아라" 왕은 궁금한 듯 재촉하였습니다. "얼마 전 당나라의 사신 두 명이 신라에 와서 머물다가
간 적이 있는 줄로 압니다. " "암 있고 말고, 그들은 주문을 잘 외운다고 하더구나." "예. 바로 그 두
사신이 나쁜 주문을 외어 이 여인의 남편과 분황사 돌우물에 살고 있는 제 남편을 잡아 갔습니다. 왕이시여! 제발 저희 남편을 구하여
주옵소서.""오. 참으로 나쁜 사신들이었구나. 헌데 우물속에 사는 그대들의 남편인 용을 어떻게 잡아 갔단
말인고?" "예. 두 사신이 주문을 외우니 용이 갑자기 작은 붕어로 변하였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미리 준비해 온 대나무
통에 넣어 가지고 떠나갔습니다. " "음! 그것 참 분한 일이로다. 사신들이 이 땅에 와서 그런 못된 짓을 저질렀다니.
용서치 못할 일이로다. " 두 여인의 말을 들은 왕은 분개한 나머지 용상에서 부르르 몸을 떨었습니다. "어떤
방법을 쓰면 그대들의 남편을 손쉽게 구해낼 수 가 있을까?" "예.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두 사신을 위해 잔치를 베풀어
그들을 머물도록 하십시오. 그런 다음 저희들의 남편을 당장 내놓지 않으면 큰 벌을 내리겠다고 엄한 명령을 내리시옵소서. 그러면 그들도 어쩔 수
없이 저희들의 남편을 내 놓을 것입니다." "알았노라. 내가 지금 당장 달려가 그대들의 남편을 구해주겠노라."
왕의 말이 끝나자마자 두 여인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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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면서 신하를 이끌고 당나라 사신을 찾아갔습니다. 그리고는 두 여인이 가르쳐
준대로 실행하였습니다. 그러자 당나라 두 사신은 몹시 놀라며 붕어가 든 대나무 통을 왕에게 공손하게 바쳤습니다. 왕은 대나무 통을 받자
그 속에 든 붕어를 물 속에 도로 놓아주었습니다. 갑갑한 대나무 통 속에서 빠져나와 자유로운 몸이 된 붕어는 왕에게 고맙다는 인사라도 하듯이
꼬리를 치면서 물 속 어딘가로 사라졌습니다. 그때까지 부끄러운 듯 고개를 들지 못하고 서 있던 당나라 사신은 그 길로 곧장 자기
나라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신라왕의 현명함을 자기 나라 왕에게 고하였습니다. 이런 일이 있은 뒤부터는 당나라가 신라를 함부로 대하지
않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