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내가 군 생활을 시작한 이래로 가장 큰 훈련을 받는 날이다.
GOP에 있을 때 Gop 철수 훈련이 있은 후 론 가장 큰 훈련이다.
싸이렌이 울리자 새벽부터 부산을 떨며 모두 포를 들러 메고 포진으로 향했다.
포진에서 훈련의 진행상황을 대충 듣고 전투식량으로 허기를 채운 뒤에 얼굴엔 먹칠을
하고 위장풀을 씌운 후 훈련신고를 했다.
훈련신고 후에 포 결속을 한 후 일차 점령지인 직천 저수지까지 행군을 시작했다.
그곳까지의 소요시간은 대략 세시간 정도의 거리라고 들었지만 대여섯 시간은 족히 간 듯 싶다.
여태까진 내가 소대의 막내였고 동기도 없었기 때문에 나에게 모든 고참들의 관심이 집중되었고 혹시나
트집 잡을게 없나 호시탐탐 엿봤지만 이젠 나도 밑으로 세 명이나 받은 상태라 나보단 그 애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졌다.
더군다나 나는 Gop 철수훈련을 무사히 받았기 때문에 약간은 고참들이 믿어주는 듯 했다.
드디어 계속되는 행군속에 죽음의 고개라고 불리는 무건리 고개에 다다랐다.
참고로 무건리 고개는 급경사는 아니지만 완만한 경사가 한시간여동안 이어지고 거의 끝
날 무렵의 언덕은 급경사로 이어지는 고개다.
대부분 악을 쓰고 완만한 경사는 가는데 마지막에 끝없이 펼쳐지는 급경사 앞에서는 모두 경악을 할
정도로 힘들어 한다.
역시 신병 세 명이 차례로 쓰러지기 시작했다.
고참들은 이때구나 싶어 바로 군화발로 짓밟기 시작했다.
고참들도 힘들기 때문에 다른이들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인지 젤 먼저 퍼진놈은 거의 죽음 직전까지
얻어터진다. 그 광경을 보면 퍼지고 싶어도 못퍼질 것이다.
간신히 일어난 신병은 비틀거리며 간신히 올라갔다.훈련의 첫날은 이렇게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