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시간의 상대적 개념을
미국의 달 착륙 체재 시간을 통하여 알아보자.
    
  1960년대 말,  아폴로 11호가 이틀 동안 달에 머물렀고 그 후의 
달 탐사도 그보다 더 긴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착륙은 이른 아침에 했어도 
결국 불타는 지옥과 얼어붙은 지옥을 피할 수 없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달의 표면 온도는 태양이 직접 반사되는 
부분은 최고 130도까지 올라가지만, 반대쪽의 그늘진 부분은 최저 영하 140도까지 내려간다.)
 실제로 아폴로 11호가 달 표면에 체재한 시간은 
21시간 36분에 이른다. 12호, 14호는 30시간을 넘었고(13호는 착륙 실패), 
15호는 67시간 조금 모자라게, 16호는 71시간, 17호는 75시간으로 거의 
나흘에 걸친 장기 체재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것은 지구 시간으로 잰 체재 
시간이지 달 시간으로 잰 것은 아니다. 잘 알려져 있듯이 달은 자전하면서 
지구 주위를 공전하고, 지구도 자전하면서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있다.
  이런 복합적인 회전 체계 속에서 달이 태양과의 관계 하에 일 회전하는 
시간(달 표면 위에서 일출-낮-일몰-밤-일출이라는 한 주기에 소요되는 
시간. 즉 달 시간으로 잰 하루)은 지구 시간의 27.3일에 해당된다. 결국 
아폴로 11호는 달 시간으로는 약 47분밖에 체재하지 않았던 것이고, 최장 
체재 기록을 가지고 있는 아폴로 17호도 2시간 45분밖에 머무르지 않았던 
것이다. 이렇게 달 시간으로는 이른 아침에 착륙하고 오전 일찍 귀환했기 
때문에 달 표면의 불타는 지옥을 피할 수 있었다.
  이런 사실들을 고려하면 시간이라는 개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역사적으로 시간은 지구에서 본 천체의 주기적인 
운행을 바탕으로 단위가 만들어져 계측되어 왔다. 이윽고 뉴턴이 절대 
시간이라는 개념을 내놓았으며, 아인슈타인이 그것을 상대성 원리로 수정, 
보완했다.
  한편, 계측 기술이 진보됨에 따라 천체의 운행이 반드시 안정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어, 시간의 단위는 세슘 원자가 발하는 전자파의 
고유한 주파수를 이용해 재정의되었다. 즉, 시간의 기본 단위인 1초는 
예전에 '평균 태양일의 86,400분의 1'로 정의되었지만, 이것은 매일 
700,000분의 1초씩 오차가 생기기 때문에 '그리니치시 1900년 1월 0일 
12시에서 지구 공전의 평균 각속도로 산출된 1회귀년(춘분부터 
춘분까지)의 31,556,925.9747분의 1'로 재정의되었다. 그러나 1967년에 지구 
자전, 공전의 불규칙한 변동이 시간에 미치는 영향을 피하기 위해 다시 
'세슘 133 원자가 기저 상태일 때 두 가지 초미세 준위('F=4, M=0'과 
'F=3, M=0') 사이의 천이에 대응하는 전자파 방사 주기의 
9,192,631,770배'로 재정의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다 엄밀한 원자의 진동을 기준으로 한 절대적 
시간의 진행과, 다소 부정확한 천체의 운행을 기준으로 한 시간의 진행 
사이에 오차가 생길 경우에는 전자를 후자에 맞추는 형태로 시간의 수정, 
보완이 이루어진다. 결코 후자를 전자에 맞추는 것이 아니다. 4년에 한 번 
2월에 '윤일'을 넣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보다 세밀하게는 매년 
연말에 '윤초'를 1초 넣어 수정, 보완하고 있다. 즉, 그리니치 표준시 12월 
31일 오후 11시 59분 59초와 1월 1일 오전 0시 0분 0초 사이에, 오후 11시 
59분 60초를 삽입하는 것이다. 1980년에서 1981년에 걸쳐 지구의 자전 
주기가 조금 빨라졌기 때문에 이 '윤초'를 연말에 끼워 넣는 작업이 반 년 
연기되어 6월 30일과 7월 1일 사이에 삽입되었다(이런 조작은 파리에 있는 
국제시간위원회의 지시 아래 국제시보국이 시행한다).
  절대 시간의 진행에 정확하게 일치하는 시계가 있더라도 지구 시간에는 
반드시 오차가 생긴다. 즉 인간은 절대 시간의 개념을 추상적, 이론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해도, 실생활에서의 시간은 항상 지구에서 본 천체 
운행에 그 기반을 두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것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시간이 실용적이지 않기 때문이다(적어도 지구상에서는). 
그러나 일단 지구를 떠나보면 지구 시간의 실용성을 그 의미를 완전히 
상실한다. 지구를 떠나면 천체 운행은 지구에서의 관측과는 다르게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주 공간 안에서 움직이고 있으면 천체 운행은 그 
움직임으로 인해 시시각각 다르게 보이기 때문에 여기에 시간의 기반을 
두는 것은 의미가 없다. 지구 시간은 우주에서는 실용적이지 못하다. 
  먼 장래에 인류가 우주에서 광범위하게 활동을 하게 되면 우주 표준시가 
설정되어 지구 표준시는 그것으로부터 연역되는 지역 시간으로 정의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우주에 갈 때는 시계를 우주 표준시에 맞추고 지구로 
돌아오면 시차를 조정해 지역 시간에 맞추는 것이 일상화될지도 모른다. 
이 경우  우주 표준시와 지구 표준시 사이의 시차는, 그리니치 표준시와 
각 지역 시간 사이의 시차처럼 항상 일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구 
표준시는 앞서 말한 것처럼 실용적인 관점에서 볼 때 비록 그것이 
불안정하고 불규칙한 것이라 해도 지구에서 본 천체 운행에 일치하게끔 
해마다 수정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우주 표준시와 지구 
표준시의 시차는 그 수정의 누적치가 해마다 증가하게 된다.
  우주선의 시간과 비행 관제 센터의 시간을 맞춰 두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우주선의 컴퓨터 능력이 그다지 뛰어나지 않기 때문에 휴스턴 
우주 센터에 있는 초대형 컴퓨터의 지원 없이 우주선은 제대로 비행할 수 
없다. 우주선이 지구 궤도를 돌고 있을 때는 문제가 없지만, 우주선이 달 
근처에 가면 전파로 지령을 보내도 그것이 도달하는데는 시간이 걸린다. 
지구에서 달까지는 380,000km나 되지만 이에 비해 전파의 속도는 초속 
300,000km이다. 지령이 도착하는 데는 1.27초가 걸린다. 달에서 지구로 
무언가를 질문해 대답을 받기까지는 최소한 2.5초 이상이 걸린다.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광경을 TV 중계로 본 사람이라면, 휴스턴과 달 착륙선의 
교신이 얼마나 답답하게 진행됐는지 기억할 것이다. 바로 전파의 도달 
시간 때문이다.

         위의 내용은 
우주로부터의 귀환   저자: 다치바나 다카시/ 옮긴이 전현희
에서 발췌하였음을 밝혀둡니다.
 2003 8/23


하루와 일년의 길이   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