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이네] [시대.작자 미상] 
 
 
님이 찾아오신다 하거늘 저녁밥을 일찍 지어먹고 중문을 나서 대문 밖으로 나가지방 위에 치달아 올라앉아 이마에 손을 대고 오는가, 가는가,
건넛산 바라보니 거뭇거뭇 희끗희끗한 것이 서 있거늘, 옳다 저기 님이로구나.
 
버선 벗어 품에 품고 신을 벗어 손에 쥐고 허둥지둥 천방지축 진 데,마른 데 가리지 않고 얼른얼른 건너가서 마음 속에 품은 정담을 하려하고
곁눈으로 흘낏 쳐다보니
작년 칠월 사흘 날 발가벗긴 주추리 삼대가 살뜰하게도 나를 속였구나.
 
에그머니나,밤이었기에 망정이지 행여 낮이었던들 남에게 우세당할 뻔하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