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의 친절을 경험하다. -교또-


자는듯 마는듯 새벽에 일어나 밖을 내다보니 항구와 일본어부들의 낚시하는모습이

보인다.드디어 현해탄을 건너온 것이다. 08:30 시모노세키항 도착

입국심사를 하는데 짐이란 짐은 죄다 꺼내보며 한참 시간이 걸렸다. 물론 무사통과

대합실에 나와 눈에 띄는 information center로 가서 기차역,JR PASS교환등에 대해

묻자 재일동포인 그는 여자혼자 여행온 것이 무척 걱정스러운가 보다.

그의 걱정스러운 표정이 내마음까지 쫄아들게 한다.

대합실에 앉아 아줌마가 나오길 기다렸다 (술을 팔기 위해) 한참을 기다려도

나오지않는다. 근처에 팔데가 있겠지 하고 그냥 나와버렸다.역까지 5~10분 걸었다.

술을 들고 다닐려니 여간 무거운게 아니다. 괜한짓을 했구나하며 역에 도착했지만

어디에 팔아야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에라 다음 목적지에 가서 팔자.

그곳에 가면 새로운세상이 있겠지..^^

역에서 JR 패스를 교환하고 고속열차 신칸센을 타기위해 2구역지나 노리까에 한후

신시모노세키에서 드디어 말로만 듣던 신칸센을 탔다. 지나치는 풍경이 보이지않을

정도로 빠른줄 알았더니 그렇진않고 귀만 좀 먹먹하다.

기차타는데 한 아줌마가 히로시마행 기차인지를 묻는데 어딘지 눈에 익은 얼굴.

알고보니 같은배를 타고온 부산아줌마다. 내게 제일 급한 술건에 대해 물어보니

아줌마는 시모노세키역에서 팔았다고 한다.아줌마는 남편 만나러 일본에 몇번 왔었기

때문에 이일에 대해 잘아는 것 같다. 아줌마를 꼬셔 내것을 사게(9000엔)했다.

술병이 너무 무거워 고생길이 막막하더니 아줌마덕분에 날아갈것같은 기분이 된다.

전자제품 싸게 사는곳 몇군데 수첩에 적어받았다. 나의 첫배낭여행에 행운의 여신이

미소를 보내고 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아줌마는 동히로시마에서 내리며 내가 걱정된다고 부산에 도착하면 연락해주길

바란다고 전화번호까지 적어주고 간다. 정많은 부산아지매!

교또에 내리니 14:25분. 낯선땅에서 해가 저문다는건 두려움 바로 그자체이기때문에

나는 우선 잘곳부터 정해야된다는 강박관념에 T.I.C를 찾는다. 그곳에서 우따노YH

전화번호,약도를 건네받았다.일본에는 예약문화가 발달되어서 미리예약을 해야한다.

전화를 하고 버스를 타러 갔다.가뜩이나 길눈 어두운데,일본에서도 몇째되는 대도시에

서있으니 막막한 기분이 든다.길을 물어보니 20대초반의 앳된여자가 버스정류장까지

300m나 되는 거리를 안내하며 따라온다. 알려준 버스를 탔는데 그녀가 차창을 통해

회수권(180엔)을 주며 내릴때 내라고 한다. 일본인들 친절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보긴

했지만 경험으론 처음이다. 작은 감동으로 전해지며 내자신,내민족에 대해 생각해본다

TIC에서 기사에게 주라고 준 내가 내릴곳이 적혀있는 쪽지를 보여주니 기사는 정확히

나를 그곳에 배달했다.^^ 그렇지않아도 정류장 설때마다 안내방송이 나오고

전자표시판에 글자가 표시되기때문에 금방 알수가 있다.

우따노유스호스텔까지 가며 차창밖 거리풍경을보니 절같은 유적지가 시내곳곳에 있고

건축양식이 우리나라와 달라 눈길을 끈다.교또는 경주같은곳이 아닌가 생각된다.

길거리도 깨끗하고 자동차,건물 등 모두 산뜻하다

우따노YH에 도착하니 4시쯤 됐다. 숙박비는 2450엔.

2층 침대가 네개 놓여있는 방에는 배낭이 침대를 차지하고 있을뿐 사람은 없다.

대충 짐을 풀고 YH에서 가깝다는 금각사를 보러 갈려고 프런트에 가서 물어보니 5시에

문을 닫는다고 한다. 시간이 없어 다음날로 미루고, 배타고온 피곤함을 풀기위해

일찍 쉬기로 한다. 잘곳도 정해진 마당에 훤한 낮을 그냥 보내기가 아까워 주변을

산책하려고 나섰다.주변의 집들은 아담하고 멋스러웠다.조롱박을 이용한 우편함등

일본인의 아이디어가 엿보인다.바람소리 시원한 대나무숲을 한가로이 거닌다.

숙소로 돌아오니 아직도 배낭주인들은 오지않았다. 공동욕실은 그런대로 시설이

좋다. 체중기,드라이기,샴프,비누등 모든게 갖춰져 있다.체중을 달아보니 ..Kg^^

9시쯤되니까 룸메이트들이 돌아왔다. 그들은 한국 유학생이다. 어학코스를 밟고

있는데 잠시 시간을 내서 여행중이란다.

이곳에서 버스를 타보면 기사들의 태도가 우리와는 대조적으로 아주 느긋하다.

일본에 고령자가 많다더니 낮에 버스를 타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할머니,할아버지다.

그것도 7,80대의 노인들. 버스가 서면 그때서야 천천히 나와 돈을 뒤적여 낸다.

빨리빨리만 외치던 곳에서 온 내게 그모습은 갑갑증과 불안감(기사가 노인에게 화를

내지않을까하는)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순간이었지만 이런 나의 예상과는 달리

운전기사는 인상을 쓰기는 커녕 정중히 안녕히가시라고 인사까지 건넨다. 나 원 참 !

* list : * 나라 - 사슴들과 노니는 나라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