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화촉을 밝히자고 했나?    -방비엔2-

           랑놈 동굴로 툭툭을 타고 간다
     여행자 두명과 함께 동행했다. 마을길을 따라 한참 걷다보니 강이 나왔다.
     물빛이 진초록이다. 강에서 물고기를 잡는 한떼의 아이들과 다슬기를 잡는
     아낙들의 모습을 뒤로 하고 나무다리를 건넜다.

       동굴 안내인을 따라 뾰족뾰족한 돌길을 숨을 헐떡이며 올라가니 동굴이 보인다.
     촛불을 들고 굴속으로 들어갔다. 입구와는 달리 안은 굉장히 높고 넓다.
     가도 가도 굴은 끝이 없다. 안내인은 양초가 돌아갈 수 있을 정도 남을 때까지만
     가야된다고 한다. 별다른 특색없이 크고 길기만 한 동굴.
     도중하차. 되돌아 나오면서 굴입구를 보니 서광이 비친다는 말이 실감되는
     그런장면이 연출된다.

           방비엔쪽으로 백여미터 걸어가니 랑사반 동굴이라는 이정표가 나온다.
     그곳으로 방향을 잡아 다시 마을길을 따라 걷는다.
     동굴로 걷는 마을길은 너무 한산하다.

          루앙프라방에서 만난 여자여행자는 동굴에 혼자 갔다가 그곳 현지인 남자에게
     봉변을 당할 뻔한 일을 말해주었다. 여자혼자 동굴에 가는 것은 절대 금지!

          강이 나오고 다리대신 보트가 동굴쪽으로 건너다 준다.
     보트는 동굴입장료에 모두 포함된다.젊은아저씨가 동굴로 안내하려 앞장 선다.

           안내인을 따라 랑사반 동굴에 도착.
     입구가 비좁은 바위로 되어 있어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겨 내려간다.
     그곳에는 갖가지 모습의 종유석과 석순등이 있다. 진짜 동굴이라는 생각이 든다.

           종유석을 뚫고 내려온 나무뿌리가 몇미터씩 흘러 내려와 있다.
     위대한 자연의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안내인이 후레쉬로 비춰주는 곳에는 거미,도마뱀등 동굴 식구들이 있다.
     커텐처럼 흘러내린 반짝이는 종유석의 모습, 여인의 젖가슴처럼 생긴 모습등
     멋진 동굴의 속살을 하나하나 훑어 본다.

           나올 때는 입구와 다른 쪽이다.
     동굴을 나와 그옆에 있는 논 동굴로 향한다.

           동굴 입구부터 물이 차 있다.
     옷을 걷어 올리고 조심스레 걸어 들어간다. 물은 무릎을 훌쩍 넘어 넙적다리까지
     차 올랐다. 카메라등 소지품을 젖지 않게 조심하며 걸었다.
     수영하기에도 충분할 정도의 크기다.
     안내인은 굴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사람키를 넘는 깊이란다.

           물을 건너 나온 곳은 광장처럼 넓고 평평하다.
     이곳을 지나 조금 비탈진 길로 돌아서니 입구의 모습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언덕이다. 그곳에 앉아 잠시 쉰다.

           동굴 어부가 들어 왔다.
     그는 투망을 던져 물고기를 건져 올린다. 입구의 기묘한 바위형상과 투망하는
     청년의 모습이 실루엣으로 멋진 광경을 연출한다.

           동굴을 빠져 나왔다.
     흠뻑 젖은 옷을 입은 채로 대충 비틀어 짠다.
     한 떼의 서양인들이 웅성거리며 나타난다. 그들은 모두 구명조끼를 입고 있다.
     동굴 안쪽의 사람키를 넘는 곳까지 가려고 단단히 무장하고 온 것이다.

           그들이 동굴로 빨려 들어가듯 모두 모습을 감춘뒤 기념사진을 찍는다.
     안내인에게 함께 찍자고 했다.
     그와 나는 동굴 입구에서 포즈를 취한다. 안내인은 주머니에서 무언가
     부시럭거리며 꺼낸다. 양초! 그는 초에 불을 붙인다.
     촛불을 양손에 수줍은 듯 쥐고 포즈를 취하는 안내인.

          기념사진 한 장 찍자고 했지 누가 화촉을 밝히자고 했나...^^

     라오 남자들 은근슬쩍 밝힌다. 무엇을? 촛불을?...

           이른 저녁을 먹고 시장쪽 강가로 나갔다. 석양이 물들기 시작한다.
     모나지 않은 둥글둥글한 산봉우리 사이로 붉은 해가 서서히 진다. 해는 사라져도
     붉은 기운은 봉우리 사이로 그여운을 오랫동안 남긴다.
     아름답고 평화로운 방비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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