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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갱이 빈곤 때문에 곧잘 감자 마대를 사용해서 그 천한 그림을 그렸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나는 낡은 마대를 모으고 나서 아직 보일러실에 있는 진짜 고갱의 그림과 비슷하게 큰 틀을 만들었다. 마포를 그 큰 틀 위에 바짝 펼치고 못으로 단단히 박았다. 이렇게 해서 전부 다섯 장의 캔버스가 완성됐다.

당황할 필요는 없었다. 다음 배가 도착할 때까지 모옴은 타히티에 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캔버스를 하나로 정리해서 묶고 추를 달아 온화한 밤을 선택해서 카누로 호수 가운데로 젓기 시작했다. 준비된 구명대 봉 하나에 로프 끝을 묶고 캔버스를 물 속에 넣고 그대로 두었다.

다음에 보일러실에서 다섯 장의 그림을 운반해서 내가 살고 있는 작은 초가집 옆의 해안에 늘어놓고 햇빛 밑에서 그것을 조사해 보았다. 고갱이 죽은 것이 1903년이기 때문에 그 이래 석탄 상자 옆으로 내팽겨지게 된 것이다. 나는 솔로 조심스럽게 석탄 가루를 털어내고 물과 해면으로 캔버스를 깨끗하게 닦았다. 다 닦자 화면은 마치 어제 그려진 것처럼 선명해졌다. 타히티는 습기가 많고 곰팡이가 생기기 쉽지만, 그림은 햇볕이 들지 않는 건조한 장소에 놓여 있었기 때문에 보존 상태는 완벽했다.

여기서 한 마디 덧붙여 두면, 요크셔에서의 학생 시절 나는 회화에 눈부신 재능을 발휘했다. 어머니는 나를 가까운 화가에게 보내어 개인교습을 받게 했는데, 이윽고 어떤 불행한 사건이 일어나고 내 수업도 화가의 집도 그것으로 마지막이 되어 버렸다. 나는 테레빈 기름이 타는 것을 몰랐다.

그런 이유로 회화의 기본에 통달하고 있던 내가 보면, 고갱의 그림은 추악하고 치졸한 것이었다. 제일 먼저, 그는 그림 그리는 방법을 모른다. 칠하는 방법이 단조롭고, 원근법도 아기자기한 디테일도 없다. 그리고 색의 사용법이 엉망진창이었다. 오렌지가 푸르거나 코코넛이 오렌지색이거나 말이 녹색이기도 했다.

게다가 다섯 장이면 다섯 장 모두 여자 나체를 그린 그림이었다. 하지만 어쨌든 나는 그것들을 모사할 결심을 굳히고 있었다. 페페테에서 단 한 군데 있는 화방으로 가서 아교, 유화도구, 붓, 파레트 등을 사왔다.

그리고 나서 모사를 시작했다. 우선 종이 위에, 다음에는 두꺼운 종이, 그리고는 판 위에. 10일간 열심히 노력한 후 고갱의 화풍을 흉내내는 데 상당히 숙달됐기 때문에 이제 됐다고 판단했다. 밤의 어둠을 타서 나는 구명대로 다가가 다섯 장의 캔버스를 회수했다. 마포는 잘 오그라들어 있었다. 다음날 아침 그것을 물로 씻고 햇볕에 말렸다. 이틀이 지난 다음 캔버스에 아교를 발랐다.

다음에는 캔버스를 어떻게 해서 낡아 보이게 하느냐였다. 조언을 해주는 상대가 없었기 때문에 내 나름대로 하기로 했다. 우선 캔버스에 모래를 뿌리고, 다음에 차가운 커피를 마구 끼얹고, 맥주를 끼얹고, 재를 뿌리고, 그리고 나서 물로 씻었다. 기대한 만큼 일이 잘 진행되었다.

나는 이 캔버스를 사용해서 대단한 주의를 기울이며 다섯 장의 진짜 그림을 모사했다. 예상했던 만큼 일은 손쉽지 않았다. 그러나 2주일 후 드디어 가짜 고갱 다섯 장이 완성됐다. 진짜 미술 감정가의 눈은 도저히 속일 수 없겠지만, 욕심 많은 풋나기들이라면 문제 없었다. 그 경과는 곧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막 그린 그림물감 냄새가 났기 때문에, 나는 다시 그 그림을 호수로 운반해 가서 구명대 밑으로 넣고 3일 동안 넣어두었다. 바다에서 끌어올린 후 만 하루 동안 그림을 위로 해서 햇볕에 말렸다. 그리고 나서 뒤집어서 다시 하루. 다음에 커피 앙금을 위에서 뿌리고 넝마 조각으로 문질렀다. 냄새나는 돼지 발을 위에서 문지른 다음 연마분으로 문질렀다. 그런 다음 비로소 나는 이것들을 보일러실로 운반해 넣고 석탄 가루를 구석구석까지 뿌렸다. 그리고 1주일 그곳에 방치해 두었다.

겨우 어느 날 나는 내가 그린 다섯 장 가운데에서 가장 잘 된 것을 골라 신문으로 싸서 모옴과 헉스톤이 묵고 있는 호텔로 가지고 갔다. 그들은 베란다에서 럼 펀치를 마시고 있었다.

여기서 독자는 내 의도가 그 위조품을 진짜라고 속이고 모옴에게 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천만의 말씀이다. 내 계획은 훨씬 더 복잡한 것이다.

나는 모옴이 내 모사를 진짜라고 인정할 것이라는 것에는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1916년이면 고갱이 죽은 후 아직 13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생전의 고갱은 거의 그림을 팔지 못했다. 곧잘 내 택시에 타는 프랑스인 관리에게서 들은 이야기로는, 최근 파리나 런던에서 슬슬 고갱의 그림이 인정받고 있는데 아직 값이 싸다고 했다. 그러니까 적어도 위조품을 사겠다는 인간이라면 고갱 따위는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고 손을 댈 리가 없다.

게다가 모옴에게는 내가 이 방면으로 취미나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의심할 근거가 없다. 따라서 나는 자신만만하게 베란다로 다가갔다. 당연히 따뜻한 환영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은 하고 있었다.

나를 보자마자―― 그가 나를 호통치고 발로 걷어찬 그 불쾌한 날 이래, 우리는 얼굴을 마주하지 않았다―― 모옴은 얼굴을 찌푸리고 외면했다.

"잠깐 실례하겠습니다, 모옴 선생."

"부탁이니까 돌아가 주게."

헉스톤이 말했다.

"모옴 선생, 실은 그 문의 일로 사과드리러 왔습니다."

"그 일은―― 이제―― 얘기하고 싶지 않아."

모옴은 이렇게 말하면서 나를 외면했다.

그 정도로는 눈 하나 까딱하지도 않고, 나는 가지고 온 꾸러미를 앞에 내놓았다.

"저, 폴 고갱이라는 남자의 그림에 흥미가 있지 않으십니까?"

모옴은 천천히 나를 쳐다보았다.

"무엇을 가지고 왔나?"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이것이 'PGO'라고 사인이 있는 그림이라는 것뿐입니다. 지금 일하고 있는 양조장의 보일러실에서 발견했습니다만."

이것은 사실이다. 분명히 그것을 보일러실에 둔 것은 나다. 하지만 둔 다음에 나는 그것이 그곳에 있다는 것을 다시 발견했다.

"감상해 보시겠습니까?"

모옴은 상당한 수완가였다. 어깨를 움츠리고 이렇게 말했다.

"거절할 이유가 없겠지."

그의 마음 속을 폭로하고 있는 것은 잔을 꼭 쥔 손가락의 창백함뿐이었다.

나는 신문지를 거칠게 벗기고 매우 가까이에서 캔버스를 두 사람에게 보여주었다. 그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렇게 잠시 시간을 두고 바라보니, 나조차 그것이 진짜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단히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어서."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테이블에서 냅킨을 들어 그것을 컵의 물에 담가서 북북 그림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만둬!"

모옴이 말했다.

"뭘 하는 거야!"

미리 이 캔버스에 어떤 짓을 했는가 생각하고 나니 우스워서 견딜 수 없었다.

헉스톤과 모옴은 공모자 같은 미소를 주고 받았다.

"이봐, 자네, 앉게. 한잔 마시지 않겠나?"

나는 앉고 곧 술이 왔다.

"어떻게…… 이 그림이…… 자네 손에 들어오게 됐지?"

모옴은 아무렇지도 않은 어조로 말했지만 그림에서 눈을 돌릴 수 없는 모습이었다.

"이것은 누구 것이지?"

"내 것입니다."

나는 8년 전에 보일러실에서 10장의 그림을 발견한 것과 그 그림이 어떤 사정으로 그곳에 처박혀 있었는지 설명했다.

"10장이나 있나?"

헉스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되물었다.

"지금은 5장뿐이지만, 다른 것은 보일러 불을 피우는 데 사용해서 타 버렸어요."

"어떻게, 아아, 이런 일을!"

모옴이 손가락을 한층 창백하게 하면서 말했다.

"그 5장 말인데."

헉스톤이 끼어들었다.

"자네는 그것을 팔 생각이 있나?"

"뭐, 충분한 값을 준다면요."

"아니, 아니."

헉스톤이 이의를 제기했다.

"당치도 않아. 그리고 가짜일 가능성도 있을 수 있어."

헉스톤은 별로 똑똑하지는 않은 것 같다. 만약 가치가 없는 것이라면 누가 일부러 가짜를 만들겠는가? 그러나 나는 그에게 장단을 맞추기로 했다.

"아하, 그럴지도 모릅니다. 나도 그런 가능성은 생각했습니다. 여하튼 위조가들은 머리 좋은 사람들이라서. 예를 들면 말입니다, 솜씨 좋은 위조가가 10년 전에 고갱의 가짜를 만들 목적으로 타히티에 왔다고 하면, 물론 그때는 아직 고갱의 그림은 싸구려였지만 그 위조가는 그림을 보는 눈이 있어서 지금 값이 뛸 것이라고 예상했겠지요. 그래서 녀석이 고갱의 가짜를 10장 그렸다. 그 동안 다른 섬도 보고 싶어졌지만 가짜고 갱을 가지고 가는 것이 불가능해서 녀석이 그것을 건조한 장소로 숨겨 두었다―― 양조장의 보일러실에. 나중에 이곳으로 돌아와서 그것을 '발견'하겠다는 순서였겠지요. 그런데 공교롭게도 근해 항로의 범선이 태풍에 맞닥트려서 침몰, 승객 전부가 물고기 밥. 그런 이유로 가짜는 그대로 보일러실에서 먼지가 쌓여 가고 있었는데, 2년 후 내가 우연히 그것을 발견했다고."

이런 황당한 이야기를 지껄이고 있는 동안, 나는 진지한 얼굴을 유지하느라고 괴로웠지만 어쨌든 계속했다.

"분명히 있을 수 없는 이야기지만, 왜 보일러실에 가짜가 놓여 있었느냐고 한다면 이렇게밖에 상상할 수 없습니다."

"음, 그것도 한가지 가능성이야."

헉스톤이 말했다.

"이 세상에는 더 기묘한 사건도 있어."

모옴이 말했다. 그의 빈틈없는 머리가 움직이기 시작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좀더 확실히 하기 위해서 다른 그림도 보고 싶군. 가령 가짜라고 해도 그것은 그 나름대로―― 골동품으로서의 가치가 없다고는 할 수 없어."

"그럼, 함께 가 주시지요."

내가 일어서서 걷기 시작하자, 두 사람은 뒤를 따라왔다. 내가 어떤 계획을 꾸미고 있는지를 전혀 모르고. 멍청한 인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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