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디, 캔디! 노우, 노우!    -포카라4-

           새벽 공기를 가르며 사랑코트로 향한다.
     해뜨기전이라 컴컴한 하늘엔 유난히도 별이 반짝인다. 어렵사리 네명이
     팀을 이루어 택시대절을 했다.

           사랑코트 중간까지 잘닦인 도로를 달렸다.
     택시에서 내리자, 가이드하겠다는 네팔인이 벌떼처럼 모여 든다.
     모두 사양하고, 우리끼리 후레쉬를 비추며 걸어갔다. 낮은 경사길을 오르니
     계단으로 이어진 길이 나온다. 끝도 없는 계단을 쉬엄쉬엄 올랐다. 아직
     어둔새벽에 인기척의 소리를 듣고 코 찔찔이 아이가 캔디를 달라며 뛰어 나온다.

           어슴프레 날이 밝아오기 시작한다.
     사랑코트에 거의 도착했을 무렵 동쪽하늘이 안개로 뿌연 가운데 붉은 빛이 돌기
     시작한다.사랑코트 전망대엔 벌써 많은사람들이 히말라야을 보려고 모여 있다.
     전망대에 오르니 안나푸르나 연봉들의 파노라마가 환상처럼 펼쳐진다.

     동쪽하늘이 더욱 붉어지면서 안나푸르나와 마차푸차르등의 설산이 붉은빛을 띈다.
     정상부터 붉으스름 물들어가는 설산은 시간이 지날수록 아래로 아래로
     그모습을 드러내며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여기 저기서 카메라 셔터소리가 적막을 깬다.
     장엄한 자연의 시간쇼에 그누구도 어설피 끼어들지 못한다.

           정신없이 안나푸르나를 바라보다 동쪽으로 얼굴을 돌리는 순간 그곳에는
     안개속으로부터 갓 탈출한 홍시보다 더 붉은 태양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모든 사람들의 시선과 카메라의 포커스가 그곳으로 쏠린다.

          주홍빛이 눈부신 황금빛으로 물들기 까지는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사람들은 하나 둘 자리를 뜨기 시작한다. 아쉬움에 전망대에 다시 오른다.
     히말라야가 나를 에워싸고 있다. 장엄한 자연앞에 존재의 가벼움을 느낀다.

           내려오는 중에 만난 동네아이들의 인사는 '캔디'.
     동네 꼬마들은 사탕을 달라며 입에 녹음기라도 단 듯 캔디,캔디를 외쳐댄다.
     나도 그들처럼 박자를 맞춰 노우,노우를 해댄다.^^

           네팔도 인도처럼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자기몫의 일을 하고 있다.
     소년과 그동생이 커다란 대바구니를 등에 멘채 바구니끈을 머리에 두른 모습으로
     내려간다.사진을 찍으려고 불러 세운사이 동네 아이들이 몇 명 더 합세한다.

           사진을 찍자 그들은 가지 않고 멀뚱멀뚱 나를 쳐다보며 뭔가를 기대한다.
     갖고 있던 사탕을 나누어 주었다.
     사진 찍힌 아이들의 숫자와 사탕의 숫자가 마침 딱 맞아 떨어져 다행이다.

          사랑코트에서 내려오니 비록 택시타고 오르긴 했어도
     뭔가 할 일을 해낸 것같아 가슴이 뿌듯하다.
     트레킹 못한 사람들이 숙제처럼 한번은 들르는 곳이기 때문이다.
     나도 숙제 끝낸 학생처럼 홀가분한 마음이 된다.
     자,이제 오늘 하루는 마음껏 쉬자! 놀자! 자자!

           김치하우스에서 점심을 먹고 레이크 사이드로 산책을 간다.
     거리의 상점들을 기웃거려 본다.
     어깨에 두르는 넓은 숄을 파는 상점으로 들어 갔다. 아름다운 수가 놓여있는
      숄을 한번 둘러 본다. 젊은 주인은 잘못 둘렀다며 자기가 직접 해준다.
     응큼한 주인은 숄을 둘러주며 가슴을 슬쩍 건드린다.
     생긴 것도 인도인이고, 하는 짓도 인도인이다.
     가격도 묻지 않고, 상점을 나와 버렸다.


      * list :     * 카트만두-술을 빨대로?*카트만두2-꼬마 천하장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