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가 되어 설교를 한 지가 여러 해 되어간다. 설교를 하면 내 안에 기쁨이 넘치고 목회자로서 참으로 큰 은혜를
체험한다. 설교자로서 설교단에서 누리는 기쁨이 말로 다할 수 없는 기쁨이라면, 그에 못지 않은 기쁨은 설교를 준비하는
중에 말씀과 부딪쳐 경험하는 깊고 오묘한 주님의 은혜이다.
언젠가 연세 높으신 선배 목사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설교를 준비할 때 본문을 200번을 읽으신다는 것이다. 읽고 또 읽고
묵상하고, 또 읽고 목상하고 ... 성경, 백지 한 장과 볼펜만을 앞에 놓고.
지금까지 설교를 준비하면서 본문을 200번 읽어 본 적은 아직 없다. 그 목사님의 말씀이 생각나서 본문을 읽고 묵상하기를
반복했으나 수 십번 읽는 것에 그쳐야만 했다. 나는 이러한 노력을 계속해 보려고 한다. 본문을 일고 묵상하는 횟수를 자꾸
늘려 나가려고 한다.
마르지 않는 우물이 분명하다.
언제나 게으르고 부족한 나이지만 그런 중에도 분명하게 깨닫게 되는 것은, 본문 말씀을 곱씹을 때마다 자꾸 새로운 의미를
깨닫게 된다. 설교를 여러 번 했던 본문이라 하더라도 반복해서 읽고 묵상을 하면 또 다른 깨달음을 주시곤 한다. 주님의
말씀은 마르지 않는 우물이다. 두레박으로 자꾸 물을 퍼도 계속나온다. 마르지 않는 우물이 분명하다. 그 사실은 일고
묵상하는 자들이 분명하게 깨닫게 된다. 그 새로운 진리를 깨닫고 은혜의 물을 먼저 경험하면 주일이 기다려진다. 빨리
주일이 와야 이 은혜의 물을 나누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때의 흥분과 설렘은 목회자에게 주신 가장 소중한 기쁨이다.
"경건의 시간"을 찾는 자에게만 주시는 하늘의 은혜가 분명하다.
無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은혜의 시간을 체험하는데 나에게 가장 큰 장애물이 있다. 그것은 이미 이 본문으로 설교를 하고 공부를 했던
경험들이다. 신학교에서 교수님들을 통해, 어느 강연장에서 유명한 강사를 통해, 그리고 많은 서적들을 통해 입력되어진
괜찮은 지식과 정보들, 그것들이 장애물이다.
내가 '경건의 시간'을 시작하면서 가장 힘쓰는 부분은 이러한 장애물을 없애는 것이다. 無로 돌아가는 것이다. 신학을
공부한 사람이 아닌, 설교자가 아닌 순수한 하나님의 자녀로서 주님을 만나는 것이다. 나는 이 부분이 가장 힘들다.
나에게 큰 도움이 되는 그 지식들이 경험들이 장애물이라고 깨달은 뒤로 나는 無로 돌아가는 시간을 참으로 귀하게 여기고
있다. 주님 생각으로만 가득한 시간, 주님의 음성을 놓치지 않으려고 바짝 다가앉아 귀를 기울이는 그 소중한 시간,
그 열매의 시간이 나는 너무 좋다.
여러모로 들뜨기 쉬운 청년의 때에 '마르지 않는 우물'을 경험하고, '無로 돌아가는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더욱
성장해야겠다. 살아있다는 것은 자라난다는 특징이 있다. 우리의 내면세계가 주님과의 만남을 통해 자꾸 자라나야겠다.
자꾸 자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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