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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 to Beijing - Day 2


옆으로 셋는디.. 여장을 풀고 호텔에서 그리 멀지 않은 사천 음식점으로 모두 걸어갔다. 가는 동안에 다른 호텔도 많이 보고 (북경은 호텔 천지다) 그리고 하겐다즈니 맥도날드도 봤다. 92년인가? 사회주의의 자취를 보기보다는 자본주의의 물결에 정신이 없어 보이던 프라하가 생각이 났다. 중국을 도대체 무슨 사회라고 정의할 수 있나.. 사회 자본 주의??? 낮선 곳에서 친숙한 모습을 볼 수 있어 한편으로 맘이 놓이기는 했지만 여기서 조차 또 다른 미국 도시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 한편으로 속상했다. 어쩌면 앞으로 몇 십년 후에는 세계 어디를 가나 다 비슷하게 보이지 않을라나...

또 옆으로 셋군.. 동료들과 저녁을 먹으러 간 곳은 사천요리 식당. 세상에서 우리나라 음식에 가장 고추가 많이 들어간다고 자부(?) 생각해 왔던 것을 일순간 무너뜨린 음식이 바로 사천 음식. 아래 링크를 가면 그 음식 사진을 볼 수 있는데, 말하자면 무슨 샤부샤부 같은 음식의 국물 절반이 고추 파티냔 말이냐.. 그 매큼함은 그러나 우리나라 고추의 매큼함과는 또 달랐다. 약간 후추의 매큼함과도 비슷했는데, 다른 이상한 향신료를 많이 넣어 그런지 그다지 입에는 받지 않았지만 매우 인상적인 저녁이었다. 일하는 종업원들의 색다른 의상도 눈에 띄였다. 암튼 추위를 완전히 잊게 만든 뜨거운(!) 저녁을 먹고 다시 힘차게 식당을 나와 간 곳은 하겐다즈... 동료 중 하겐다즈 노래를 한 사람이 있어 누가 외국인들 아니랄까 하겐다즈에 우르르 몰려갔다.

하겐다즈의 실내장식은 눈에 띄었다. 책상과 의자의 색상도 빨강, 노랑, 초록 등, 샌프란시스코에 가지고 와도 손색이 없을 인테리어였다. 나는 green tea 아이스 크림을 하나 시켜 먹었다. 동경에서 먹은 것보다는 맛이 덜했지만 암튼 북경에서 하겐다즈를 먹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옆 자리에 손을 잡고 데이트를 하던 한 북경 커플은 우리가 시끄럽게 떠드니까 분위기가 깨지는지 얼마후에 자리를 뜬다. '미안해유~' 아이스크림으로 디저트까지 먹은 모두는 다시 옷깃을 올리고 호텔로 달렸다. 호텔로 오는 도중 앞에 먼저 걸어간 남자 둘은 걷다가 갑자기 뒤로 돌아 우리쪽으로 왔다. '길을 잃어 버렸나..?'

"Did she say something to you guys?"
"What? What did she say to you?"

먼저간 두 남자에게 어떤 여자가 호객행위를 했나 보다. 나와 같이 간 무리는 아무래도 여자가 있었으니 안 물어봤겠지. 이런 고급 호텔 주변에도 밤일을 하는 여자들이 어슬렁 거리는 군.. 다시 한번 씁쓸함을 느끼면서 호텔 방으로 갔다.

그 다음 날, 사무실에 갔다. 사무실 빌딩은 정말 무지 좋았는데.. 로비에 들어가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무실에 갈 때까지도 다 비까 번쩍한 대리석.. 18층인가 20층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보는 북경의 전경은 그야말로 내가 상상한 '북경틱'한 것과는 달랐다. 물론 천안문 주변에는 우리나라의 기와집 같은 것이 상당히 많아 내가 상상한 북경의 모습도 있었지만 다른 곳은 높은 건물들이 늘씬하게 늘어져 있어 다른 대도시와 다를 바 없었다. 하루 죙일 사무실 회의실에 틀어박혀 있었으니 별 다른 이야기거리가 없다. 바로 저녁 먹는 얘기로 가자. ^_^

사무실 사람들 거의 전부가 북경 오리를 잘 한다는 집으로 갔다. 상당히 뻑적지근한 집이었다. 2층으로 가니 모두 방으로 되어 있었다. 중국의 고위 관리들이 먹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복도 벽에 좌악 붙어있고, 나중에 보니 부쉬 전 대통령과 바바라 여사 사진도 있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클린톤도 왔다나? 오리는 미국에서 먹은 것처럼 앏고 바삭거리는 맛은 아니었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아주 맛있다는 느낌은 없었다...

언제부터인지 누가 알콜이 무려 56%가 담긴 고량주(아래 참조) 돌리기를 시작했는데 드디어 나에게 잔이 왔다. 이제 죽었군... 그런데 다행히 여자라서인지 처음에 대담하게 한 잔을 마시고 그 다음에는 사양을 하니까 더 안오더라. 휴우... 하지만 같이 간 동료, 그러니까 가장 윗 상사는 무려 9인가 10잔을 마시고.. 맥주 500cc 둘, 그리고 와인까지 마셨다. 그것을 보고 있는 나의 가슴은 매우 아팠음을...
저러다 저 사람 죽으면 우리 회사 클나는디...

푸짐하게 먹고 나오니, 다들 또 술을 마시러 가자는 것 아닌가...
헉. 난 너무 피곤해! 잠 좀 자게 해주어~ 벌써 출장 나온지 2주일로 접어들어가는 나는 맛있는 저녁 보다는, 분위기 좋다는 술집보다는 잠! 잠! 잠!을 자고 싶었다.

또 정신없이 곡예를 하듯 운전을 하고 간 곳은 소위 북경에서 물이 좋다는 "Bar Loft"라는 곳이다. 키야.. 정말 북경 맞아?

상당히 큰 bar였는데 천장에는 하얀 나무 가지들을 거꾸로 박아 놓고, 저쪽 한 구석에는 라이브 공연을 할 수 있는 스테이지가, 그리고 다른 한쪽은 널부러져 앉아 얘기를 할 수 있도록 푹신한 소파들이 있었다. 외국인들도 상당히 많이 눈에 띄었다. 여기가 북경의 이태원 아닐까라는 생각도 잠시 하면서... 인테리어에도 상당히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화장실에 가니 왜 그리 깨끗한지. 가래침이 (죄송) 여기 저기 범벅이 되어 있다고 들은 중국 화장실의 모습은 전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허기사 서울도 호텔 화장실은 깨끗하지... 화장실에서 한 아줌마가 계속 닦고 훔치고. 손 씻으면 종이 티슈 가져다 주고. 그리고는 팁을 받는다. 중국 돈을 한 푼도 바꾸지 않은 나야 머쩍은 듯이 또 "sorry"를 외치면서 나왔다. 역시 인권비가 싸니까 이럴 수 있겠다 싶었다. 아까 고량주를 퍼 마신 우리 상사, 여전히 사람들의 권유에 떠말려 또 다른 칵테일 2잔을 마신다.

'이거 정말 위험한걸.... 내일 오후에 북경을 출발할 수 있을까나...'

거의 다리가 풀린 우리 불쌍한 치~프 (chief). 호텔의 엘리베이터에서는 거의 사경을 헤매고 있다. 어째 아까 고량주를 겁없이 연거퍼 퍼 마시더라. 백인이 고량주가 얼마나 독한 술인지 알기나 알겠어... 나뿐 중국 사람덜...

* 나중에 알아보니 마신 술은 고량주가 아닌, 북경 사람들이 잘 마신다는 이과두주(二顆頭酒) 이었습니다. 하지만 북경 사람들 마저도 이 술을 상당히 "무서워" 하더군요. 쩝.
혹시 중국술에 관해 관심이 있으신 분은 여기를 보세요.


아시아 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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