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다음 날. 아침 9시에 카페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나온 사람들은 오직 2명. 역시...
오늘 오전의 북경 구경은 다 텃군..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9:45 북경 시내 구경하기 위해 로비에서
다 만나기로 한 시간에는 다 어기적거리면서 나오는 것 아닌가. '역쉬.. 미국애들이 덩치가 크니까 그만큼
술이 들어가도 살아남는구나..'
희선과 상사의 대화:
"I'm extremely surprised that you made it this morning! Are you OK?"
상사 풀린 눈으로 답을 하다:
"Do I look OK to you?"
하하.. 그래도 멀쩡해 보이는구먼...
우리를 3일 내내 운전해 준 기사의 이름은 기억이 안나지만, 우리들 사이에는 "지오바니"로 통한다.
완존 깡촌 (미안해요, 지오바니~)에서 온 사람같이 생겼지만 지오바니 베르사체의 로고가 있는 선글라스를
열쉼히 끼고 운전하기 때문에... ^_^
지오바니가 천안문 광장으로 우리를 내려 주었다. 천안문 근처에는 주차를 할 수가 없어 지오바니는
천안문 옆에 있는 자금성의 맨 마지막 성 앞에서 우리를 다시 픽업하기로 했다. 봉고에서 내리니 이 사람
저 사람들이 와서 우리에게 뭔가를 팔려고 한다. 지도였나?? 암튼, 사무실에서 나온 중국 사람이
무시하라고 한다. 그래서 무시를 하고 지나가려 했으나 왜 "no, thank you"는 그냥 저절로 나오는지..
아마 그 중국 사람들 "저 중국 애미나이 왜 영어로 지껄이누"라고 했을 것 같다. 목덜미가 뜨뜻해졌으니까...
휑~한 천안문 광장. (물론 사람들은 많았지만..) 여기에 탱크가 지나 다녔단 말이지... 그 흔적은 찾아 볼
수 없었고, 천안문을 소개하는 아나운서의 소리가 여기 저기 있는 스피커를 통해 들려왔다. 그리고 음악도
나오고.. 사상이 통일되어 있는 곳일 수록 이런 방송 교육이 심하단 말야... 서울 지하철에서 항상 나오던
간첩신고 안내가 갑자기 머리에 떠 오르는 것은 또 웬 일일까..
참! 북한 사람들은 없나?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어.. 그런데 사람들이 다 어디간거야? 목을 빼고 발돋음을
여 사방을 둘러봤다. 앗, 저쪽에서 열심히 사진들을 찍고 있는것이 아닌가. 짧은 다리로 열심히 뛰어가 같이
사진을 찍었다. 나 중국에서 고아되긴 시려~
모택동의 얼굴이 큼지막하게 달려있는 자금성의 입구. 크아.. 그 말로만 듣던 자금성.
날도 흐리고 으시시 하게 추운 2월의 토요일이었으나 맘만은 부풀어 있었다.
자금성은 성벽이 겹겹으로 싸여있어 정말 총 몇 개의 성이 있나 싶을 정도로 광대했다.
1420년에 대부분 건축이 되었다는 사실도 믿기지 않았다. 같이 간 동료가 중국은 왕이 한번 하라고
명령이 떨어지면 금방 그렇게 하냐고 물어본다. 낸들 알어... 중국에 사람이 많으니까 가능하지 않았겠어?
라고 대답을 해 줬다. 끄덕 끄덕.
내가 중국사람과 개중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에 중국에 와서 까지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질문을 계속하는 것
정말 괴로왔다. 나도 너희들 처럼 잘 몰라! 모른단 말야!!!
날씨가 좀 더 좋았음 더 좋아 보였을라나. 유지가 잘 되지 않은 모습이 여기 저기 많이 보였다.
황제가 사람들을 맞이 하는 곳, 황후와 잠을 자는 곳, 외국 대사를 맞이 하는 곳, 연설을 하는 곳.
뭐 그리 다른 용도의 건물이 많단 말이냐.. 황제도 역시 머리가 좋아야 하겠더라..
자금성 끝 부분에는 기념품을 파는 곳이 있었다. 일본 관광객들이 동경에서 중국으로 가는 비행기에 가득
찬 것을 봤는데 그 동안 별로 눈에 안띄어 궁금해 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기념품을 파는 곳에는 일본
사람들 밖에 없었다. 작은 기념품을 안 사가지고 가면 총이라도 맞을지 모르는 "오미야게"의 풍습에 관광도
뒤로 해야 할 일본 사람들이 좀 안스러워 보인다.
지오바니가 우리를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계속 기다려 주었다. 미안하더군..
그리고 간 곳은 북경의 상가. 백화점같이 보이는 곳은 나름대로 재미있었다. 한 점포 한 점포들이 옛날
북경에 있음직한 가게들이었는데 그것이 현대판 가게로 바뀐 것 뿐이었다. 그러니까 시장을 백화점으로
만들었다고 해야하나??? 인사동에 가면 파는 임금님 수염 과자도 만들어 팔더라. 사서 먹었는데 다들 맛있어
했다. 그런데 들어가면 몇 초는 숨을 못 쉬는 것 아시나.. 숨을 쉬면 콩가루가 다 입밖으로 나오지.
미국애덜이 헉헉 거리면서 먹는 모습을 즐겼다. 그래도 또 달라고 하더군.. 굶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