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팔뚝 굵다. -무앙싱2-
1년 묵은(?) 때를 벗기위해 허벌 사우나를 하러 갔다.
이곳에서 주는 보자기같은 천으로 치마처럼 몸을 감싸고 목재로 된 작은방으로
들어갔다. 김이 서려 앞을 분간하기가 어렵다.
잠시 눈에 익숙해진 다음, 기다란 나무의자에 착석.
약초냄새가 은은히 풍긴다. 뜨거운 열기에 땀이 비오듯 흐른다.
바깥으로 나가 찬바람으로 몸을 식힌후 다시 들어가기를 반복한다.
일본인,미국인,벨기에인등 많은 외국인이 들락거리며 사우나를 즐긴다.
마지막으로 찬물로 샤워를 하고 끝내니 기분이 상쾌하다.
옷을 갈아입고 나오는데 누군가 인사를 한다. 마크였다.
사우나실에서 나와 쉬고있는 중이다.김때문에 같이 사우나실에 있으면서도 몰랐다.
한방에서 자고, 같이 목욕하고...^^
그는 언제 무앙싱을 떠날거냐고 물었다.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옆에 있던 라오인이
한달쯤 머물거라고 선수친다. 한달은 아니지만 아직 떠날날을 정하지않은 상태다.
벗은 남자와 오래 얘기하기도 그렇고 해서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헤어진다.
저녁을 먹고 동네를 한바퀴 산책하러 나섰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한상점에 몰려 있다. 무슨일인가 비집고 들어가보니
텔레비젼을 보고 있다. TV 보급이 아직 낮기 때문에 일반 가정에는 거의 없다.
라오스는 우리의 옛날(?)을 보는 듯하다.
얼굴도 우리의 시골스러운 순박한 모습이라 그리 낯설지가 않다.
2000년 마지막 날이라 레스토랑에는 삼삼오오 짝을 지어 외국인들이 술판을 벌리고,
현지인들도 밴드까지 동원해 마을공터에서 노래를 부르며 가는 해를 아쉬워한다.
나는 미선과 거리구경을 하고 숙소로 돌아와 오붓한 망년회를 한다.
그들의 노래는 새해가 되도록 이어진다.
새해가 밝았다.
어제와 같은 오늘이지만 나이 한 살 더먹은 하루의 의미로 다가온다.
주인 아줌마는 한해의 복을 빌러 절에 간다.
나도 근처의 왓닷이라는 절로 향했다. 붉은 황토빛 거리로 오렌지색 승복을
입은 동자승들이 자전거를 타고 달려온다. 사진을 찍으려니 외면한다.
지나가던 동자승도 사진찍는 것을 단호하게 거절한다. 아카족의 후예들인가?
절에 들어가니 짚으로 만든 숙소가 예닐곱개 늘어서 있고,
천막으로 지어진 숙소에는 동자승들이 많이 있다.
법당안에 들어가니 마침 예불중이다.
부처를 보니 어떤 코미디언 얼굴이 연상된다. 인자하고 근엄하고와는 동떨어진
매우 희화적인 모습의 부처상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뒷줄에 앉은 젊은 스님들이 힐끗거리며 뒤돌아본다.
입구쪽에서는 시주로 받아온 음식들을 정리하고 있다.아저씨가 귤 몇개를 건네준다.
시장에는 여느때와 같이 분주하다.
한번 귤을 팔아줬을 뿐인데 과일파는 아가씨는 보기만하면 먹을 것을 권한다.
하다못해 국수를 먹고 있을 때 지나가면 한젓가락 먹어보라고 강권(?)한다.
남이 먹던 것을 먹기가 좀그래서 거절하는데도 이 정많은 아가씨는 자꾸 먹으란다.
할 수 없이 한 젓가락 얻어 먹고야 지나간다.**
시장가는 길옆 비빔밥 파는 아줌마도 인심이 후해, 고기볶음이고
두부무침이고 모자라면 더 갖다먹으라고 동그란얼굴에 함박웃음을 지으며 권한다.
무앙싱이 여행자에게 인기있는 이유가 바로 이런 여유로운정을 느끼게하기 때문인듯.
거리에 나서면 어김없이 고산족 여인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은 곡식의 씨등으로 만든 팔찌를 사라고 갈길을 붙든다.한두사람의 물건을 사면
다른 사람은자기것은 왜 안사냐고 졸라댄다. 순진한 아이가 떼를 쓰는 표정이다.
시장에서 스카프살 때 고산족아줌마들이 값을 말하는 방법은 독특하다.
가격을 물으니 두손으로 손바닥을 한번 마주친다. ???
나중에 알고보니 1만킵을 뜻하는 것이다. 두 번치면 2만,세 번치면 3만.
4만오천일 때는 손뼉 4번에 한손을 펴서 보여준다.
그행동이 재미있어 나도 그들과 마찬가지 수신호로 물건값을 깎는다.
짝!짝!짝! ( 살며시 손뼉치는 소리) 말이 필요없다.^^
새해 첫날이라 주인아줌마가 저녁을 한턱냈다.
튀김, 닭도리탕, 생선국, 돼지찜등 푸짐하다. 숙소에 머물고 있는
한국, 일본, 이스라엘,프랑스등 다국적 투숙객 열명정도가 한식탁에 모여 앉았다.
음식이 입맛에 딱맞는 훌륭한 솜씨다. 라오위스키도 한잔씩 권한다.
소주보다 두배는 센 술이라 한잔하니 속에서 불이난다.
포식을 하고 소화도 시킬겸 동네를 한바퀴도는데 파장하고 돌아가는 시장아줌마가
내팔을 붙들며 다정하게 인사를 한다. 누군가 생각해봤더니 스카프파는 아줌마다.
낮에 판매대를 수선하는 아줌마의 너무 엉성한 못질을 보다못해 대신
망치질을 해주었다. 젖은 나무라 생각처럼 잘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아줌마보다는
내팔뚝이 조금 더 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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