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의 주인공처럼 -포카라2-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 일명 ABC
포카라를 찾는 대부분의 여행자가 이것을 목적으로 온다.
히말라야를 좀 더 가까이 느껴보자!
정보를 얻으려 인드라호텔로 갔다.
마침 그곳에서 방금 내려온 여행자들의 따끈따끈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내가 제일 궁금한 날씨에 대해 물어 봤다.
낮에는 덥고, 오후가 되면 너무 추워 잘 때 양말을 몇켤레씩 신고 자야되고,방에
둔 물그릇은 꽁꽁 얼어붙고,눈이 펑펑내려 길을 식별하기도 힘들고 기타등등.
포기!
쉬운 결론이 나왔다. 추운건 절대 No thankyou. 아직 감기도 낫지 않은 상태다.
인도의 동북부 히말라야 근처동네(?)다르질링에서 겪은 추위가 생각난다.
그곳보다 고도도 훨씬 높고,또 지금은 겨울 초입이라 시즌도 거의 끝난 시기.
하지만 아직 가는 사람들도 있긴 하다.
어떤 사람은 그곳에서 내려오자마자 다시 오를 채비를 하는 사람도 있다.
그토록 매력적인가. ABC에서 밤하늘을 보면 별이 주먹만하다고 하던데...
춥지 않은 꽃피고 새우는(?) 시기에 한번 도전을 해볼까나.
버스를 타고 뉴바자르로 가려던 일정을 차안에서 순간 바꿨다. 변덕!^^
버스종점에서 내려 마헨드라 동굴을 찾아 나선다.
아무도없는 시골길을 한가로이 걸었다.진짜루 개미 한마리 얼씬거리지않는 길.
평화로움이 지나쳐 두려움으로 변해갈 즈음 행인 한사람이 마주오고 있다.
하지만 낯선남자가 반갑지만은 않다. 긴장을 늦추지않고 태연히 지나쳐간다.
공포 영화가 생각난다.
주인공은 컴컴한 지하실로 들어가며 공포에 떤다. 들어가지 않으면 되는데..
나도 아무도찾지않는 그길을 되돌아나오면되는데 공포를 느끼며 악착같이 가고있다
무슨 공포영화의 주인공처럼.^^
동굴이니까 산으로 올라가야되지않을까하는 생각과 달리 마을 집 건너편에
구멍가게같은 매표소가 있다. 마헨드라동굴. 또는 박쥐동굴.
10루피 내고 들어가려니 관리인이 안내가 필요하면 100루피를 내라고 한다.
배보다 배꼽이 큰거 아닌가하는 생각에 양초 한자루 달랑 얻어 동굴로 향했다.
숙소에 고이 모셔져있는 후레쉬 생각이 간절하다.앞으로 충동계획은 하지말아야쥐.
동굴은 땅속으로 길이 나 있다.
계단을 따라 걸어 내려가자 악마의 입처럼 벌린 검은 굴입구가 보인다.
양초로 발밑을 비추며 조심조심 걸었다.
동굴에서 부는 바람에 촛불은 춤추듯 흐느적 거린다. 아무도 없는
동굴을 조금 걷다가 으시시한 기분이 들어 그만 공포영화를 찍기로 한다.
숨가쁘게 계단을 올랐다.동굴휴게소에 앉아 평온을 되찾으며 콜라를 마셨다.
서양인 부부가 젊은 가이드와 함께 들어온다.
다시 그들과 함께 당당한 모습으로 동굴로 내려갔다.
동굴은 개발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터프함을 간직하고 있다. 울퉁불퉁하고
미끄러운 종유굴을 조심스레 걸어 들어갔다. 머리를 완전히 숙여야 될만큼 낮은
입구를 지나자, 넓은 홀의 동굴 종착지에 도달.
가이드가 후레쉬로 비춰주는 동굴 천장을 보니 새카맣다.
박쥐떼가 징그러울 정도로 많이, 열매달린 것처럼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조심스레 카메라 후레쉬를 터뜨렸지만 박쥐들은 거의 미동도 하지 않는다.
가이드를 따라 조금높은바위에 올라가서 바라보니 박쥐의크기는 손한뼘정도로 작다
박쥐동굴이라 불려지는 이유가 충분하다.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을 맞으며 드라큐라(?)의 안식처를 나왔다.
따사로운 햇빛을 받으며 유유자적 왔던길을 되짚어 걷는다.동네어귀의 엄청큰
나무아래 무심히 앉아있던 작은소년이 언제부터인가 내뒤를 졸졸 따라온다.
말이 통하지않으니 나는 한국어로 그는 네팔어로 대화아닌 대화를 하며 걸어갔다
돌아오는 중간에 포카라대학을 들렀다.
포카라대학내에 있는 자연역사 박물관은 마침 점심시간이라 문이 굳게 닫혀있다.
박물관앞 평평한 바위에 앉았다. 기웃거리던 대학생들이 내게 다가와 엉성한
영어로 말을 붙여 보지만 이내 한계를 느끼곤 가 버린다.
캠퍼스 이곳저곳에 삼삼오오 모여있는 학생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
박물관 창문을 통해 들여다보니 그들의생활상이 찍힌 사진과 나비등의 곤충표본이
얼핏얼핏 보인다.작은건물을 한바퀴 돌며 대충 훑어본 후 캠퍼스를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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