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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Bye Mom & Dad


대륙횡단이라... 지금까지 꿈속에서는 수차례 왔다갔다 해 보았지만 시간 및 경제적 여건이 수월치 않아서 한번도 현실화 해 보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1년간의 기나긴 백수 생활을 청산하고 드디어 산호세에 일자리를 구해 그간의 숙원이던 대륙횡단을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뉴욕에서 목적지인 산호세까지는 3000마일이 넘는다. 처음에는 비행기를 타고 지금 타고 다니는 차는 트럭으로 운송을 하려고 하였으나 차를 부치게 되면 보통 2주일 넘게 걸리니까 비행기로 먼저 도착을 해서 당분간 차를 렌트해서 다녀야 하고 비용도 1000불 이상 들어가니 조금 몸은 피곤하고 다소 위험이 따르더라도 차로 대륙횡단을 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판단이 서게 되었다. 따라서 우리 부부 겁없이 대륙횡단을 도전하기로 맘먹었다. 화이팅!

떠나기 전에는 우선 차 점검을 하였다. 비교적 새차라 큰 걱정은 안했지만 하루에 열시간정도 작은 차에서 시간을 보낼 생각을 하니 출발전부터 다리가 꼬였다. 엔진/트렌스미션 오일도 갈고 타이어에 바람도 맞추어 주고 washer fluid도 가득 넣고. 또한 도중에 필요할 지도를 AAA에 가입하여 모두 구했다. AAA가입비는 주마다 다르지만 연회비 $55을 내면 개인당 회원 가입 등록을 할 수 있다. 그러면 필요한 지도와 Tour Book을 공짜로 받을 수 있으며, 여행 도중 혹시 사고가 날 경우 여러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장거리 여행을 자주 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AAA에서 받아온 지도만 한 가방 그득. 벌써 본전을 뽑은 것 같아 매우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장시간 여행에 지루할 것 같아 audio book을 몇개 아마존에서 주문 했였다. 한번 운전대를 잡으면 적어도 3-4시간 운전을 할지도 모르는데 파트너가 잠들어 버리면 그간의 무료함을 어떻게 달랠수 있을꼬.. 이 방법이 최선인 것 같아 투자를 하였다. 구입한 테이프는 "Classics for Dummies," (참고로 나는 이 dummies series를 매우 그간 경멸해 왔는데 - 어째 자신을 모독하는 것 같아 매우 불쾌하쟎아?- 그래도 재미있을 것 같아 선택하였고, Tom Brokaw의 최근 베스트셀러 "The Great Generation," 그리고 앞으로 잘 살아보자는 의미에서 "The 9 Steps to Financial Freedom"을 구입했다. 그리고 평소에 잘 듣는 NPR 방송도 몇시간 녹음을 해 두었다. CD, 카세트까지 다 챙기고 나니 이것도 한 박스... ^ ^;;

겨울이기 때문에 우리는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대륙을 곧바로 가로지르는 80번 도로를 선택하지 않고 조금 남쪽으로 우회하기로 했다. 따라서 우리들의 행선지는 뉴욕-뉴져지-펜실베니아-메릴랜드-웨스트버지니아-버지니아- 테네시-아칸소-오클라호마-텍사스-뉴멕시코-아리조나-네바다-캘리포니아로 잡았다. 참고로 I-40노선을 선택한 것. (덕분에 미국 지도 공부좀 했지...) 총 3,200 마일에 거의 달하는 거리. 이거리는 서울-부산을 몇번 왕복하는 거리라지...

떠나기 전에 액땜이라도 하는 것인가. 목욕탕에서 나오다 허리를 조금 삐끗한 것이 수지침을 하루 맞아도 낫지를 않아 떠나기 바로 전날과 그 전전날에 침을 몇차례에 걸쳐 맞아야 했다. 덕분에 오랜만에 만난 옛 선배의 도움을 톡톡히 받았다. 역시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그리고 정이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곳인가 보다. 너무 고마왔다. 밤 늦게까지 진료를 해 주느라 매우 고생을 한 그 선배에게 다시한번 이자리를 빌어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고.

부푼 가슴을 안고 출발을 하였지만 그러나 마음 한 곳으로 정든 집, 정든 뉴욕을 떠난다는 것이 너무도 슬프고 아쉬웠다. 어쩐지 그 옛날 금광을 찾아 황량한 대륙을 건너 미지의 서부로 향하는 것 같기도 하고... 여하튼 새벽녘에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잠시나마의 작별인사를 하고 제대로 얼굴을 들지 못하며 플러싱을 출발한 때는 바로 1999년 2월 3일 오전 7시 40분이었다. 눈에는 눈물이 글썽.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만나고 헤어지고 또 만나고 헤어지고의 반복을 얼마나 많이 거듭하는 것일까. 하물며 친 부모와도... 출가외인이라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나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들을 버리고 떠난다는 것이 무엇보다 죄송스럽기 그지 없었다. 드는 것은 몰라도 나는 것은 표가 난다는데 얼마나 허전하실까... 어머니, 아버지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또 조만간에 뵐 수 있겠지요...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떠나기전에 뉴욕 베이글을 마지막으로 만끽하기 위하여 베이글을 샀다. (먹는것 빼면 시체인 내가 뉴욕을 떠나면서 후회한 것은 왜 베이글을 한박스 정도 사지 않고 그날 아침 먹을 것만 달랑 사고 떠났는가 였다. 흐흐흑) 드디어 발은 엑셀레이터를 밟으면서, 한 손은 핸들을, 또 한손은 커피를, 그리고 한입 베이글을 우물거리며 뉴욕뉴욕을 떠났다. 난 아무래도 멀티 태스킹에 강한 것 같다. 히~

아침이라 교통 체증을 피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점심을 먹을 때 즈음에는 뉴욕-뉴져지를 지나 펜실베니아, 그리고 메릴랜드도 후딱 지나 버지니아 헤리슨버그 못미친 곳에 도착을 하였다. 여기 어디에 AOL이 있나하면서 샐러드/치킨 샌드위치를 열심히 씹었다. 간단히 먹고 또 부지런히 엑셀레이터를 밟았다. 버지니아는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다. 존덴버 테이프를 안 가지고 온 것이 너무나 후회가 되었다. "To the place where I belong~ West Virginia, mountain mama, take me home, to country road..."라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버지니아를 통과. 말로만 듣던 테네시에 도착한 것은 저녁 6시! 무려 6개의 주를 가볍게! 통과하고 Kingport라는 곳에서 첫 밤을 보내게 되었다. Kingport는 버지니아에서 테네시로 넘어오는 접경(?)에서 그리 멀지 않은 조그마한 시골도시다. Super8 Motel이라는 비교적 "후진" 모텔을 잡았다. 가격은 세금을 포함해서 거의 $48. 시설에 비해 비싸다는 생각을 안할 수 없었다. 그러나 어쩌랴... 다른 곳으로 또 갈 수도 없고. 가지고 온 밥통을 꺼내 쌀을 씻어 밥을 짓고 어머니께서 떠나는 딸과 사위를 위해 양념해 주신 불고기를 굽기 시작. 마른 반찬 몇가지와 방금한 밥을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 모텔이나 호텔에서 밥을 해먹는 것은 아마 하면 안된다고 하지(=불법)? 그러나 어쩌랴... 아침에 샤워를 하고 또 공기를 환기시켜 주니까 그렇게 냄새가 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물론 다른 사람이 맡으면 묘한 냄새가 날 수도 있겠지만...

그럼 2편을 기대하시라! 99년 2월


Photos-Bye M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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