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인드라에 묵다 -포카라-
안개를 서서히 녹이며 떠오르는 붉은 태양.
뿌연 안개속의 끊어질 듯 이어지는 오솔길을 꿈결처럼 걸었다.
들녘의 볏짚이 마치 함피의 바위덩어리처럼 여기저기 웅크리고 있다.
추수끝난 황량한 들판에 노오란 무꽃 밭 한뙤기가 시들해진 농촌의 풍경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버스종점엔 아직 이른아침이라 모든버스가 그대로 잠자고 있다.
버스에 오르니 잠시후 운전기사가 탔다.그는 운전석 앞에 향을 피워 하루의
안전을 기원한다. 조수는 시린 손을 부벼가며 앞유리창을 물로 싹싹 씻어낸다.
기사는 시동이 안걸리는지 사람들에게 소리쳐 버스뒤를 밀게 한다.
버스가 조금 움직인후 시동이 걸렸다.달리기시작하자 곧잘 속도감있게 달린다.
추워 웅크리면서도 창문을 열고 있는걸 보면 이상하다. 추운 내가 닫는 수밖에.
버스문까지 열고 달려 그것도 내가 닫고. 완전 버스차장이다.^^
소나울리에서 포카라가는 버스로 갈아탔다.
그버스는 가다가 도중에 고장이 나서 미니버스로 바꿔탔다.
쿠션도 좋고 훨씬 깨끗하다. 그덕분에 10루피를 더 냈다.
버스는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어느순간 히말라야계곡을 끼고 달리기 시작한다.
마치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연녹색의 강을 따라 계곡은 끝도 없이 이어진다.
역시 히말라야는 히말라야!!
소나울리에서 같이 탄 나이 들어 보이는 신랑과 앳된 신부는 거의 말이 없다.
그녀는 창가에 앉아 하염없이 강물만 바라보았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녀에게도 미래라는게 있는 걸까.
구불구불 계곡길은 히말라야를 오르락 내리락.
강의 위치는 오른편에 있나싶으면 어느덧 왼쪽에서 그모습을 드러낸다.
멀리 설산이 공중에 떠있는 형상으로 나타났다.
햇빛을 받은 설산은 유리조각처럼 빛났다. 현지인도 나처럼 처음보는 광경인지
아니면 늘 보아도 감탄스러운지 창밖의 설산에 눈을 떼지 못한다.
점점 해는 기울어가는데 버스는 곳곳마다 정차하여 승객을 태우고,
그것도 모자라 운전기사는 지나가는 마을의 청년을 불러세워 얘기타령까지 한다.
칠흙같은 어둔밤, 포카라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리자 호객꾼들이 나를 포위(?)한다. 서로 자기 택시를 타라고 혹은
자기네 호텔로 가자고 그야말로 아우성이다.
나는 너무 시끄러워 손가락을 입에 대고 조용하라고 했다.
아우성이 멈추었다. 바디 랭귀지는 만국공통어!^^
내가 가려던 인드라호텔을 말하니 한청년이 그곳까지 택시로 60루피라고한다.
옆에있던 다른청년이 자기는 그곳까지 무료란다.알고보니 그는 그호텔직원이다.
호텔에 도착해 보니 이름이 인드라 니바스다.
가짜구나 했지만 밤도 깊고, 방값이 싸면서도 깨끗해 그냥 머물었다.
도미토리 네팔 50루피.
아침에 호수주변을 거닐었다. 주변 상가를 둘러보며 반시간정도 걸으니
레이크사이드. 상가와 레스토랑, 환전소등 포카라의 중심지답게 번화하다.
거리의 리어카에서 귤을 샀다.
초등학생정도의 소녀는 생글거리며 잔돈을 깎아주는 상인다운 면모를 보인다.
나중에 알고보니 두배나 비싸게 바가지를 씌웠다.
아이의 순진함은 어디가고, 상인의 영악함만 남아있는 소녀.
저녁에 네팔 전통 무용이 공연되는 헝그리아이 레스토랑으로 갔다.
넓은 실내가 공연이 시작될 무렵에는 빈좌석이 없을 정도.
낮보다 음식값이 배는 비싸다. 공연비가 포함되기 때문인 듯.
이곳은 스테이크 잘하기로 알려진 식당인데 역시 권해줄 만한 맛이다.
낮에 먹었던 모모도 맛이 꽤 좋았다.
서비스도 좋고 음식맛도 좋고, 한가지 흠이라면 음식값이 좀....
민속복장을 한 남녀무용수가 등장했다.
그들은 밝고 쾌활한 연주에 맞춰 리드미컬한 춤사위를 펼쳐 보인다.
남녀가 짝을 이룬 연인들의 춤, 남자무용수만의 박진감넘치는 칼춤,
촛불을 들고 애교있는 표정의 여성들만의 아름다운 춤등.
손님의 대부분은 외국인.비디오카메라로 공연모습을 열심히 찍고있는
홍콩인등. 공연내내 이곳저곳에서 카메라 후레쉬가 터졌다.
숙소에 돌아오니 일본인 대학생이 룸메이트로 들어와 있다.
방에서는 담배 냄새가 코를 찌른다.
간단한 인사를 나눈뒤 실내에서의 흡연을 자제해달라고 했다.
착하고 순진하게 생긴 그는 이후 나의 말에 복종했다.^^;
뽀드득,뽀드득.
일본인들은 다 잘 때 이를 가는지, 아니면 내가 만난 일본인만 그러는지,
혹시 실내 흡연을 금했더니 그것이 불만이라 그러는건가?
뽀드득 뽀드득....
* list : * 포카라2-공포영화의 주인공처럼 : * 포카라3-전설따라 삼천리!
*포카라4-캔디! 노우!*카트만두-술을 빨대로?*카트만두2-꼬마 천하장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