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April May June July 2001 HOME
어느 한 선배가 어디서 들었다며 이런얘기를 해 준 적이 있습니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발이 부르트도록 걸어보고,
머리가 터지도록 공부해보고,
가슴이 터지도록 사랑을 해 봐야 한다고"
발이 부르트도록은 걸어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머리가 터지도록 공부도,
가슴이 터지도록 사랑도 못 했습니다.
대학 생활이 이제 한달 남짓 남으니
아쉬운게 참 많더군요.
공부는 한달남은 기간에 머리터지도록 해 볼 수도
있을 것 같긴한데....
정말 무식하고 어리석었었다는 일들이
가끔은 가장 기억에 남는 좋은 추억이 됩니다.
무식한 놈이 용감하다고, 우리 다한번 용감해 봅시다.
용감하게 닥치는 데로 할수있는건 다해보는겁니다.
언제 대학시절보다 더 용감해 볼 수 있겠습니까?
Change.
변한다는 것.
항상 그대로 변하지 않고 한결같다면
그 자체로서 죽음이나 마찬가지인데
항상 변하기 때문에
그 변함으로 인해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는건데
왜 이리 조금이라도 뭔가 달라진걸 느끼면
불안해 지고 어색해 지는 걸까요.
끊임없는 변화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오히려 변하기를 그치는게 불안합니다.
해마다 계절이 바뀌지 않고 항상 같다면,
날마다 조금의 변동도 없이 날씨가 한결같다면,
봄마다 피는 뒷마당에 흐드러지게 피는 꽃들도 있는 그대로라면,
세상이 얼마나 생명력을 잃을까요?
내가 아는 당신,
항시 그대로라면
당신도 생명력을 잃습니다.
냠냠냠.
날씨가 참 맛있습니다.
살랑살랑 부는 시원한 바람과
약간은 따갑게 느껴지는 밝은 햇살과
푹신푹신하게 느껴지는 파아란 잔디를
맘껏 먹었습니다.
배가 부릅니다.
삶은 즐거운 것입니다.
살다보면 기쁨이 있고 슬픔이 있고
괴로움, 고독, 외로움, 배신감, 실망감, 황폐감 등
아픔이 많이 있지만
그 아픔와중에서도 즐거움을 찾는 것이 삶입니다.
즐겁다는 것, 별 생각없이 길을 걷다가 자신이 미소를 짓고 있다는걸 발견하는 것,
그 어떤 상황에서도 작은 웃음을 찾아내는 것, 즐거움을 찾으며 사는 것.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했는지
나무 벤치에 등이 배겨 아픈지도 몰랐습니다.
수업에 가기위해 천천히 언덕을 걸어올라가다가
며칠전 너무 화사하게 피어있어서 한참을 쳐다보게 했던
벗꽃이 바싹 말라 색이 변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한 그루의 소나무이고 싶습니다.
벗꽃처럼 아름답지 않아 사람들이 쳐다보지 않아도
사시사철 한결같은 한그루의 소나무이고 싶습니다.
가끔은 내가 어디에 서 있어야 할지 모를때가 있습니다.
나의 사회적 위치나 신체적 위치가 아닙니다.
누군가에게 내가 아무것도 해 줄수 없을 때 느끼는 당황감과 안절부절감 입니다.
내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안다면 그대로 해줄텐데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내가 해줄수있는 것은 그냥 침묵을 지키는 것 뿐입니다.
할 일이 많을 때 그것을 미루어가며 노는일을 만들어 가는 것이
감칠맛나고 아주 재미있는건데,
그 재미를 누린다는 것이 참 씁쓸하네요.
이 재미를 누릴날도 얼마안 남았고,
누리면서도 얼마안남았다는 것을 생각하다보니,
다시 해야할일 시작해야 할 때는 더 더욱 하기가 싫어집니다.
나쁜버릇은 개줘도 안가져가고 좋은 버릇은 돈줘도 갖기 힘든것같습니다.
가끔가다 뭔가 울컥 치밀어 올때가 있습니다.
그것이 큰 분노일 때도 있고, 감당못할 만큼의 죄책감일때도 있고,
어쩔줄 모를만큼의 큰 기쁨일 때도 있고, 숨막힐 만한 슬픔일 때도 있습니다.
누구한테도 들키기 싫어하면서도
어쩔땐 머리 저 한구석에서는 누군가가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
참 어리석은 것 같으면서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유치함.
아니면, 나만의 유치함?
휴우~~
괜히 임꺽정이 또 읽고 싶어집니다.
내가 아주 작은 상자에 갇혀 있는 것 같다가도
밑도 끝도 없는 허허벌판에 내팽겨쳐져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나의 삶이 여기까지구나 하며 한계를 느끼기도 하다가
지금 나의 삶은 꿈이고 나의 이상적인 삶은 저기 어딘가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고,
내 자신을 아주 정확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나 조차도 내가 너무 생소해 보일때가 있고...
언젠가 모든 것이 너무 뚜렸하고 확실하게 보일때가 있었습니다.
유리벽을 두고 사람을 보는것처럼...
하지만 이젠 그 유리벽에 이끼가 꼈나봅니다.
"나 홀로 집에"라는 영화가 있었죠.
"혼자 집보기"와 "Home Alone"이라는 제목으로도 나와서
세 번이나 봤다는 농담도 있었습니다.
이름만 다르고 이렇게 내용은 다 똑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사랑이란 것은 참 많은 이름을 달고 다니는 것 같습니다.
당신은 사랑을 어떤 이름으로 보았나요?
넌들 나를 알겠느냐....
예전에 한창 유행했던 가사 내용이다.
참 맞는말이다.
사람이 생긴 것이 다 다르듯이
가지고 있는 문제도 다 다른데
어찌 내가 남을 완전히 이해할수있으랴...
하지만 이렇게 서로 모르기 때문에
알아가는 단계가 있어 친구가 되는 것이다.
서로 모르기 때문에 서로 아는 것이다.
흔히들 쉽게 흔들리는 여자의 마음을 일컬어
갈대와 같다고들 하죠.
근데 그건 여자, 남자 할것없이 모든 사람이 그런 것 같습니다.
사람의 마음이 뿌리가 깊이 박힌 바윗돌 같다면
한 번먹은 마음 끝까지 모두 해치우겠죠, 그게 선한것이던
악한것이던간에.
흔들리는 마음이 있기에
우리 자신을 반성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문득 이것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더니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벌써 너무 그리워졌습니다.
가슴이 져며오는 것 같더군요.
언덕을 올라 계단 한쪽으로 이름모를 꽃들이 피어있었는데
저만치 떨어져서도 꽃잎에 맺힌 이슬이 반짝였습니다.
내 눈으로 직접 본 아침이슬이 맺힌 꽃잎은 처음인 것 같았습니다.
너무나도 예쁘더군요.
정말 예쁩니다.
4/1/99
4/9/99
4/17/99
4/17/99
4/19/99
4/24/99
4/24/99
4/25/99
4/26/99
4/27/99
4/28/99
내가 너를 모르는데
4/29/99
p.s:나중에 아쉬워 할 것을 알면서
왜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등돌리곤 후회하는 일
왜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내뱉어놓자마자
다시 줏어담고 싶은말
왜 계속 해대는지 모르겠습니다.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
사는게 그렇습니다.
4/30/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