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를 사랑하는 촛대가 있었어요.



그 촛대는 몇 일이건 몇 시간이건 꿋꿋하게 서서



그 초를 받쳐주고 있었어요.



초가 흘리는 눈물도 다 받아주며 초가 쓰러지지 않도록 밑에서



사랑하는 초를 위해 그렇게 밤새도록 서 있었어요.



하지만 그 초는 심지를 사랑했어요.



온몸으로 심지를 감싸고서 자기가 가장 무서워하는 불이



자기 몸을 다 녹여도 끝까지 심지를 꼬옥 안아주고 있었어요.



초는 계속 울고 있었지만 정말로 심지를 사랑했으니까요.



하지만 심지는 불꽃을 사랑했어요.



그 하얗던 살갗이 다 타서 거멓게 되도



심지는 불꽃을 위해 온몸을 던졌어요.



머지않아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는 걸 알지만



심지는 불꽃을 위해서라면 전혀 슬프지 않았어요.



하지만 불꽃은 한 여자를 사랑했어요.



여자는 어둠을 두려워했기 때문에 불꽃은 그녀를 위해



어둠을 환히 밝혀주고 싶었어요.



바람이 시비를 걸었지만 휘청휘청 가녀리게 떨리며 잘 버티고 있었어요.



언제가는 그녀가 자기를 후~! 불어서 끌꺼라는걸 알았지만.....



불꽃은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 행복했어요.



하지만 그녀는 한 남자를 사랑했어요.



밤이 깊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의 생각에 잠을 이룰수가 없었어요.



그녀는 지금 그에게 편지를 쓰고 있어요.



이말저말 많은 말들을 끄적대고 눈물자국으로 수도 놓지만...



핵심은 '사랑해'라는 말이죠...



그 한마디를 하지 못해 벌써 초 하나가 다 탈동안



썼다 지웠다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고 있네요....



그녀는 정말로 그를.....사랑하고.....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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