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로 내입막음을 하는 아줌마    -방콕-

          방콕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더위.
     입고 있던 옷을 뱀이 허물벗듯 하나씩 하나씩 벗었다.
     공항으로 나오니 후끈후끈한 공기에 숨이 탁 막힌다. 공항버스를 탔다.

           델리에서 얻은 정보가 적힌 종이 한 장 달랑 들고
     시골소녀 상경하는 심정으로 카오산로드로 향했다.
 한국인이 경영하는 숙소겸 식당을 찾아 나섰다.카오산거리 간판에 초점을 맞추었다.
     쉽게 찾을 수 없는 작은 간판이 걸려있는 골목안에 홍익인간이 있다.
     근처에 숙소를 정하고 가끔씩 들러 한국음식을 먹으며 정보등을 수집했다.

           외국인들로 거리를 메우다시피하는 카오산로드.
  길거리에는 각종 과일과 먹을거리가 넘쳐난다. 우리입맛에 비교적 잘맞는 음식들.
     주식만 먹고 버티기에는 코끝을 자극하는 냄새가 너무 강하다.
     살찌는 소리에 조금 자제해보기도 하지만 왠만한 의지로는 이를 감당하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다. 다이어트를 원하면 태국에 가지 말기를....^^

     여행자의 거리답게 많은상가가 밀집되어있어 저녁이면 불야성을 이룬다.
     내가 묵은 숙소는 카오산로드에 자리잡고 있어 밤늦게까지 돌아다녀도 별로
  위험하지않은 장점이 있지만,단점으로는 각종 시끄러움이 수면에 방해가 되었다.
 특히 음악 테이프를 파는 가게에서 나는 테크노의반복된 음이 나를 돌게(?) 한다.^^

          방람푸(카오산로드)에서 도보로 10여분 걸어가면 국립박물관이 있다.
  신호등이 거의없는 거리.위험을 안고 도로를 횡단하면 등줄기에 식은땀이 솟는다.

     많은관광객,여행객이 찾는 나라치고는 거의 영어가 통하지않음이 이상할정도다.
     나이든 사람은 제쳐두고라도 젊은이들조차 간단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
     내셔널 뮤지엄을 찾아 묻고 또 묻고.

           입장료 40바트.
     태국풍의 지붕끝이 뾰족뾰족한 전시관 건물들이 여러채 눈에 띈다.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건물로 들어갔다. 전쟁기념관이다.
   태국이 겪은 각종전쟁에 대한 역사를 한눈에 알수있는 전시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다른 전시관으로 들어가니 그곳에는 부처에 대한 모든 것이 있다.
 좌불상,와불상,서있는 부처,의자에 앉은 부처,크기도 다양해 5미터의 거대한불상이
 있는가하면 손가락 한마디정도로 작은불상,재질도 청동과 테라코타,석상,금불상등..
     불교신자라도 보기에 지칠정도로 많은 불상, 불상들.

악기류와 무기류, 전통의상들, 보석종류, 그릇 식기류, 왕의 소장품들로 구성된 전시관.
     다리가 너무 아파서 보다 쉬다를 거듭하며 대충 훑어 보았다.
     이름뿐이 아닌 그야말로 박물관! 이다.

        박물관을 다 둘러본 후 정자에 걸터 앉아 휴식을 취했다.
     4시반 퇴장시간이 임박했는데 새로이 티켓을 구입해 들어오는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박물관 넓은 잔디밭에 자리를 잡고앉는 사람들.

           5시부터 태국 전통댄스와 음악회가 열렸다.
     무대앞 잔디밭에 앉은 관람객들은 거의 장년층과 노년층,가족단위들이다.
     한 두명 외국인도 끼어 있지만 대부분이 현지인이다.
     프로그램 내용상으로는 외국인에게 더 흥미로운 이벤트같은데 그많은 외국인들은
     다 어디가고 현지인들만 북적댄다.

        사회자의 멘트로 프로그램은 순서대로 매끄럽게 진행되었다.
     민속음악 연주를 시작으로 화려한 태국 전통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의
     다양한 춤사위가 이어졌다.
     매번 바뀌는 칼라풀한 의상들이 패션쇼를 보는 듯한 재미도 더해 주었다.

       옆자리의 아줌마에게 공연에 대해 몇가지 물어보지만 미소로 일관한다.
     대신 오징어포로 내 입막음을 한다.^^

          공연 도중 술취한 아저씨가 공연자에게 먹을 것을 갖다주는 것이
     계기가 되어 관객들이 100바트등 지폐를 주기 시작했다.
     사회자는 이에 신이나서 어린 무용수등을 동원해 유머러스한 말솜씨로
     관객들로부터 돈이 나오도록 유도했다. 여기저기서 많은이들이 호응해 주었다.

     우리보다 경제적으로는 한수 아래지만 그들의 표정은 여유롭고 밝았다. 여유와
     담쌓은 듯 굳은 표정의 한국인이 비교적으로 떠올랐다.
     가끔 그들의 손동작을 따라해보기도 하며 넋을 놓고 구경하다보니
     어느새 3시간을 훌쩍 넘어섰다.

       컴컴한 밤길에 더욱 속력내서 달리는 자동차들을 피해 횡단할 엄두가 나지않아
     툭툭을 탔다. 툭툭기사는 '카오산로드'라는 말도 영어라고 못알아 듣는다.
     '방람푸'라는 현지인의 지명으로 말한뒤에야 오케이.
     이제부터 시작될 태국여행을 생각하니 앞이 캄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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