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    점

한 쪽 눈을 가린 상태에서 오른쪽 눈으로 코끝을 보는 것과, 왼쪽 눈으로 코끝을 보는 것에는 커다란 차이가 나타난다. 보는 점에 따라 달라지는 이런 차이를 우리는 관점의 차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렇게 한사람에게서도 두 개의 관점이 생기는데,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에서 어느 한 관점만이 바르고 정확한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우긴다면 모자라거나 미친놈 취급을 받을 것이지만, 현실의 세계에서는 힘의 논리에 의해 이런 일이 정당화되고 있으며 모든 사람들은 이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거나 거기에 동조하여가며 모순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미셀푸코는, 민주주의적인 수평 구조의 서구 사회에서 일어나는 권력의 정당성에 대해서조차도 회의를 품고 있는데 반해, 우리는 그들과는 완전히 다른 사고 방식을 가지고 살아왔기에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권력의 정당성(권력형비리 등)에 대하여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여기에 대하여 별다른 생각 없이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유교적 전통이 뿌리깊게 남아 있는 대한민국의 수직구조 사회에서, 권력이 정당화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 것이다.

우리는 예로부터 장유유서(長幼有序)가 몸에 밴 민족인 데다가,(전통적인 관습) 그 뒤로 들어온 유교의 영향이 더하여져 권력이 더욱 정당화되었고, 이렇게 정당화된 권력은 전대미문의 학정(虐政)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우리의 전통적인 관습이 백성들에게 충과 효를 권장하였고, 그것이 권력에 절대적인 복종을 강요하게 만들어서 결국에는 힘있는 자들의 광기에까지 이르는 횡포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정당하다고까지 느끼게 만들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유교적 영향에 기인한 것이다.

1800년 대 후반에 발생하였던 수많은 사건들이 일본과 친일파들에 의해 쓰여졌기에, 상당히 많은 부분이 왜곡·날조될 수밖에는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까지도 이런 이상한 근세사를 쓰여진 그대로 배워 왔고 또, 그대로 가르치면서도 역사가 바로 서기를 바라고 있는 이상한 민족이다.

이런 현상을 가능하게 하고 있는 이유로는, 우리의 전통적인 민족성이 가진자·있는자·배운자들에게 책임에 대하여 관대하였기에(그들의 담합에 의해 더 심하여졌었고, 그들은 자신보다 약한자에게 충과 효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에 의해 왜곡된 역사가 현재에까지 이어오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이노군도
李老君圖

小琳 趙錫晋(1853∼1920)
朝鮮 19世紀 末 ∼20世紀 初
종이·水墨淡彩 139.2×72.1

호암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