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번가의 기적
뉴욕에 오게 되면 가장 하고 싶었던 것중의 하나가 바로
뮤지컬을 보는 것과 NYSE에 방문해보는 것이 었습니다.
그러나 첫 방문이고 어떻게 쇼를 보는지 아무에게도
물어보질 못하고(주변에 이런 것에 관심있는 사람이
없더라구요) 김서방 상경기 같이 혼자 해보기로 했습니다.
꼴에 들어본 풍월은 있어서 그냥 부딛혀 보았죠.
날씨가 꾸물 꾸물 비가 올 것 같았습니다. 오후 점심도
거른채 차를 몰아 뉴욕으로 향하는 나는 잘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갔습니다. 가는길에 주유소에 들러
커피를 한잔 마시면서 이러한 걱정반 기대반 하면서 슬슬
차를 뉴욕으로 돌려 보았습니다.
어디로 해서 가야 빠르게 멘하튼으로 들어갈까.? 어떻게
해야 타임스퀘어 앞으로 갈 수 있을까.? 지도를 한 장
들고 있었지만 모든 것이 어렵기만 하였습니다. 센트럴
팍을 끼고 남쪽으로 향하던 나는 아~ 이곳은 차를 세울 수
있는 도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다시금 북쪽으로
가면서 차를 세울곳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아니 이런.. 벌써 스믈 스믈 내리던 비는 눈으로
변하고 온통 눈천지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8-90가 사이에
간신히 공간을 한곳 발견하고 주차를 한후 나는 지하철을
타기로 결정했다. 다행이 멀지 않은곳에 기차역을
발견한후 지하철 지도를 한 장 얻어 뉴욕시 구경에 떠난
것이다. 뉴욕의 지하철은 시카고와 마찬가지로
Metropolitan Transportation Authority (MTA) 라는
곳에서 운영된다. 역시 버스 전철등이 통합 운영된다.
첫 목적지는 NYSE다. 지금은 NASDAQ을 비롯한 여타
거래소의 반격에 맥을 못추고 있지만 아직은 주식거래소의
대명사로 우리가 늘상 TV에서 접하는 곳이다. 게다가
CNBC의 간판 스타인 Maria Bartiromo가 리포팅을 하는곳이
아닌가. 이곳을 방문할 만한 충분한 이유를 가지고 나는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시카고의 지하철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더 광범위하고
복잡한 노선을 가지고 있다. 물론 우리가 손쉽게 듣는
위험이라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나는 서울의 지하철
보다는 이런곳이 더 친근감이 있게 느껴진다.
드디어 도착했다. 말로만 듣고 TV에서만 보아오던
'WALL ST.'
역시 말로 듣던대로 아주 좁고 짧은 길이었다. 이곳이
세계를 움직이는 경제의 중심부중 하나이다. NYSE는
무료로 방문이 가능하고 두 개의 거래소 FLOOR가 있는데
한쪽만 관람대를 통해서 볼 수가 있다. 출입구는 거래소의
서쪽(맞나 모르겠네요)을 통해서 들어 가면 된다. 물론 그
반대편에서 들어가는 티켓을 한 장 받아야만 한다.
이곳은 시카고의 선물 거래소와 마찬가지로 카메라나
전화기를 사용할 수 없지만 휴대는 가능하고 대신에 CHECK
GATE이 있어서 이곳을 통과 해야만 한다.(시카고 CME는
보관함에 놓고 가야만 한다)
'아~ 이곳이구나.'
거래소의 전경은 대부분 전산화 하여
시카고 OPTION 거래소와 무척이나
흡사한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중매인들이 핸드핼드 기기를 들고
다니면서 거래를 하며 앞쪽에 CNN의
중계부스가 하나 있었지만 불행히도
CNBC의 중계부스는 반대쪽 플로어에
있다고 한다.
이런~ 나의 마리아는 어디에
있을까.....
밖으로 나와 사진을 몇장 찍어 보았지만
눈이 너무 내려 별로다. 거래소
주변으로는 메릴린치등 거대 기업들의
건물이 눈에 들어 오고 사람들은 바삐
움직인다. 이제는 뮤지컬 표(할인)를
사러 브로드웨이로 가야 하는데 어떻게
가지.? 전철을 탈까.?
에이.. 기분이다. 택시를 탔다. 나는
성격이 급해서 최단거리라고 해도
막히는 길위에 앉아 있지를 못한다. 타자마자 조금 돌아
가더래도 가장 빠른길로 가자고 운전사에게 제촉한후
브로드웨이에 도착했다.
우선 박스오피스를 찾아야만 하는데 어디에 있지.? 아하~
이런 너두도 찾기 쉬운곳에 위치하고 있네. 바로
타임스퉤어의 중간 traffic island에 이것이 위치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그때는 제가 시간이 없어서 걍
이곳에 가서 사게 된 것인데 가만 생각 해보니깐
이곳보다는 TICKETMASTER에서 사는게 훨씬 좋은 것
같네요. 저기서 살 때는 티켓 가격외에 세금도 있고 또
뭔지 모르지만 뭐가 붙었는데 오래돼서 기억이 않나네요.
하여간 인터넷에서 구입하길 권해드립니다.
뭘 볼까.? 역시나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IF YOU WANNA HAVE FUN ? FUN~ FUN~~~~'
바로 BOB FOSSE의 FOSSE이다. 내가 이 사람을 처음 알 게
된 것은 CABARET이라는 뮤지컬 영화를 통해서 처음
이었다. 나와 절친한 러시안 아줌마가 빌려준 비디오
테잎에서 처음 만나 보고는 푹 빠진 것이다. '아...
ENTERTAINMENT 이라는 것이 이것이구나.'

그리고 CHICAGO, ALL THAT JAZZ 등등 우리가 대충 들어온
멋진 작품들이 모두 이 사람이 만든 것이라니..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은 당연하다. 단지 뮤지컬로서 FOSSE를
보기에는 먼저 그 사람의 작품을 대충은 봐야만 재미를
느낄지 모르겠다. 이유는 그 모든 작품들을 혼합해논
쑈이기 때문이었다.
표는 샀는데 그 다음은.? 눈은 너무 많이 내리고 마땅히
피해 갈곳도 없고 또 한가지 배가 고팠다. 나는 우선
자동차를 가져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쇼가 끝나는
시작은 저녁 11시가 넘어서 인데 그때 그곳을 가기에는
조금 무리 일 것 같고 또한 저녁 시간에는 그곳 주차비가
그리 비싸지 않다는 것을 알고 차를 가지러 다시 가는데
버스가 어떨까 생각되어 버스를 탔다.
아~~ 왜 내가 가는 곳은 이리도 지겨운 눈만 내린담. 이미
시카고의 지겨운 눈을 충분히 체험한 나는 눈이라면
이제는 정말이지 지겨울 따름이다.
자동차로 돌아온 나는 우선 담배 한 대를 피면서 눈을
붙여 보기로 한다. 너무 피곤했다. 눈과 비가 섞여 내리는
통에 온통 옷이 젖어 버렸고 약간의 한기도 느끼던 터에
좀은 솔솔 잘왔다. 아이쿠~ 한시간 넘게 잠이 들었네 이제
슬슬 출발해 볼까.
그동안 눈이 계속 내려 차에는 눈이 함지박 만큼 쌓여
있었다. 아휴 지겨워 지겨워 하면서도 뉴욕에 내리는 눈은
어떨까 하는 호기심반 다운타운으로 몸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지금 내가 입고 있는 옷은 참으로
처절하다 못해 드러웠다. 마침 트렁크에는 몇가지 옷들이
있어서 차안에서 바지를 갈아 입고 깨끗이 닦아논 구두도
신고 흠흠~ 이정도면.... 지나 가는 사람이 흘긋 처다
보지만 나는 상관하지 않는다....
다운타운으로 들어가는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온통
도로에 자동차와 눈으로 뒤덥였고 나는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취선을 다해 보았지만... 아~~ 힘들다 운전하기..
서울이구나....
다행히 타임스퀘에어 도착한 시각은 시작하기 두시간전
주차를 해놓고(야간 주차는 할인해서 쌌어요.) 이곳 저곳
어슬렁 거리다가 간단히 저녁을 먹고는 스타벅스에 들려
카푸치노를 한잔 마시며 이곳 저곳 구경을 했다. 역시
세계에서 가장큰 도시중 하나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뉴욕은 다양했다.
이곳 역시 내가 고층 아파트에 사는 것과 같이 한번쯤
살아 볼 만한 도시 정도라고 생각은 한다. 고층 아파트도
1년 정도는 살아 볼만 하지만 그 이상은 아닌 것 같다.
두가지 모두 좋은 경험이었다.
극장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벌써 많이 와서 서성이고 있다.
나는 혼자 왔지만 모두들 일행이다. 같이 이야기 할
사람을 찾기도 힘들더 남들 이야기 하는거 힐끔 거리다가
끼어 들고 같이 웃고...
극이 시작되었다. 아.. 이런...... 세상에 이런...
나의 누나중 하나는 어릴 때 소원이 이런 것을 하는
것이었는데 그가 왜 그리 뮤지컬에 열광하는지 알 것만
같았다. 사람들이 열광하게끔 만들어 놓은 것이 뮤지컬인
것 같다. 내가 화면을 통해 보아오던 그런 뮤지컬이
아니라 사람이 나와서 춤을 추고 악단이 뒤에서 직접
연주하고 모든 것이 모든 것이.... 내가 원하던 바로
그것이 아니던가... 이런..... 세상에나...
왜 저런 천재들은 다들 내가 사는 동시대 사람이 아니라
바로 얼마전 가 버리고 나는 그들이 가 버리고 나서
그들의 흔적을 뒤척여 보는지 아쉽기만 하다. 바로
얼마전에 십년만년 살 것만 같던 스텐리 큐브릭이 갔다.
크쥐시토프 키에슬롭스키도 갔다. 무심한 사람들
같으니라고..
내가 보고 있는 것은 작품이었다. 이 FOSSE를 공연하는
극장은 44번가 이지만 정말 이것은 42번가의 기적이라고
부르기 충분할 만큼 나의 모든 감성을 자극해주니 이
기쁘지 않으리... 아.... 표현 불가능한 내 감성이 더욱
야속하기만 하다.
극이 끝나고 멘하튼의 서쪽 해안도로를 따라 올라가는
길에서 바라보는 뉴욕은 정말 아름다웠다. 내 마음도
아름다워 질려나.? 하는 순간 돌아갈 날이 멀지 않음을
깨닫고 침울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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